"시작은 군중 유체화...안일한 조치 화 키워"
특수본 "대규모 인파와 연쇄적 전도가 참사 원인"
불법 구조물 탓에 군중 밀도 ㎡당 최대 12명
[앵커]
대규모 인파에 휩쓸리는 '군중 유체화',
참사 발생 70여 일 만에 특별수사본부가 밝힌 사고의 발단입니다.
또, 관계기관들의 참사 전후 안일한 조치가 화를 키웠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준엽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 당일 밤 10시 10분, 사고가 일어난 골목입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여기저기 휩쓸려 다닙니다.
이른바 '군중 유체화' 현상입니다.
5분이 지난, 밤 10시 15분 24초.
처음으로 넘어지는 사람이 생기고, 이후 15초 동안 4차례 더 넘어짐이 일어납니다.
6백 시간이 넘는 분량의 영상을 확인하고, 전문가 자문을 통해 특별수사본부가 분석한 참사의 시작입니다.
누군가 고의로 밀친 것이 아니라, 대규모 인파와 연쇄적인 넘어짐을 참사의 주된 원인 가운데 하나로 본 겁니다.
[손제한 /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장 : 넘어진 사람들 뒤편으로 계속해서 인파가 밀리면서 순차적으로 전도되었고, 군중압력에 의해 158명이 질식 등으로 사망하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하였습니다.]
또, 최대 11도 각도의 경사와 함께, 3.2m까지 좁아지는 골목길에 사람들이 끊임없이 유입됐습니다.
해밀톤호텔이 설치한 불법 구조물들은 밀집도를 더욱 높였습니다.
맞붙은 세계음식거리까지 군중 밀도가 ㎡당 최대 12명에 달했습니다.
한 사람당 최대 0.5톤에 이르는 압력이 가해졌습니다.
이리저리 떠밀리다 쓰러지고 끼였고, 질식과 복강 내 출혈 등으로 이어지면서 158명이 숨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인파 관리와 통제가 참사를 막을 열쇠였던 이유입니다.
[박준영 / 금오공과대학교 교수 : 일방통행으로 바꿨을 경우에는 어떻게 되냐면 동일 환경인데 천명까지 가서도 막힘이 발생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책임이 있는 기관들은 안일한 인식 속에 제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게 특수본의 결론입니다.
용산구청과 경찰 모두 사고를 막을 안전 대책 수립과 신고 처리, 상황 전파 같은 대응이 부실했습니다.
소방도 구조부터 환자 이송까지 혼선이 이어졌고, 서울교통공사는 이태원역 무정차 요청을 무시해 인파 유입이 가중됐습니다.
특수본 출범 74일 만에 참사 원인을 세세히 분석해 발표했지만 피해자 각각의 사망 경위까지는 밝히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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