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무결했었는데 어떻게”...‘마법’까지 등장한 디즈니 구하기

최현재 기자(aporia12@mk.co.kr) 2023. 1. 1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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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미키마우스 동상 [AFP = 연합뉴스]
월가 내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는 유명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 트라이언자산운용 대표가 월트디즈니 주주들의 세를 규합해 이사회 입성을 시도하고 있다. 사측이 최근 과도한 인수·합병(M&A) 투자와 특정 사업 부문의 원칙없는 운영으로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1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이날 트라이언자산운용은 펠츠의 디즈니 이사회 입성을 위해 주주들에게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하는 예비위임장 권유신고서를 당국에 제출했다. 트라이언자산운용은 최근 수개월 간 9억 달러(약 1조 1000억 원) 상당의 디즈니 주식을 사들여 지분 0.5%를 확보한 상태다.

펠츠 대표는 전날 ‘마법을 되찾아라(Restore the Magic)’라는 제목의 온라인 성명 발표를 통해 디즈니의 최근 회사 운영 실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최근 디즈니가 엔터테인먼트 기업 ‘21세기 폭스’ 인수에 과도한 비용을 지출해 재무 구조를 악화시켰고,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 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펠츠 대표는 “21세기 폭스사는 한 때 완전무결했던 디즈니의 대차대조표를 엉망으로 만들었다”며 “디즈니 플러스는 지적재산(IP)의 강점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디즈니가 디즈니 플러스에서 발생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놀이공원 디즈니랜드의 입장권 가격을 지나치게 올려받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실제로 디즈니의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은 1억6200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88.5%나 감소했다. 특히 디즈니 플러스가 속한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부의 3분기 손실은 14억 7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의 2배를 뛰어넘었다.

한편 디즈니 측은 펠츠 대표의 이사회 입성을 반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엔터테인먼트 사업 분야에 경험이 부족한 그가 이사회에 합류할 경우 최근 밥 아이거 CEO의 복귀로 어수선한 디즈니에 더 많은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는 인식이 이사회 내에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디즈니는 실적 부진을 이유로 밥 체이펙 CEO를 해임하고 과거 15년간 회사를 이끈 밥 아이거를 CEO직에 복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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