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근로에 휴무도 없다…과로로 내몰리는 노동자들

[앵커]

이렇게 죽음까지 부르는 초과 근로에 시달리는가 하면, 쉬는 날도 제대로 못 챙기는 노동자들도 많습니다.

정부는 주 52시간제를 유연화하는 방안을 추진중인데 법을 어겨가며 일하는 과로 노동자들에 대한 실태 점검이 우선 필요해 보입니다.

이어서 신현욱 기잡니다.

[리포트]

한 중소기업 컨설팅팀의 지난달 근무표, 팀원 대부분이 일주일 동안 70시간 안팎으로 일했습니다.

법정 근로 시간을 초과하는 장시간 근롭니다.

[중소기업 노동자/음성변조 : "퇴근 시간에 퇴근하는 것을 '열정이 없다, 상사들이 다 남아 있는데 퇴근하는 게 인성이 덜 됐다.'"]

오래 일한 만큼 충분히 쉴 수는 있을까.

회사의 단체채팅방에 올라온 공지에는 "월 2, 3회 연차는 어렵다.", "조심해서 쓰는 게 좋을 거다."라며 사실상 자유로운 휴무를 못 쓰게 막아놨습니다.

[중소기업 노동자/음성변조 : "월 1회씩만 써라, 인사평가 할 거다, 이런 식으로 말을 하는 게 사실은 근로자 입장에서 쓰기 어렵죠."]

지난해 10월 SPC 계열사 빵 공장에서 숨진 20대 노동자도 평소 지인들에게 과로로 힘들다는 메시지를 종종 남겼습니다.

사망 전 2주 동안 104시간의 철야 근무를 했는데, 산재 판단 기준에서 야간 업무는 30% 가산하는 걸 감안하면 2주 동안 135시간 넘게 일한 셈입니다.

소규모 기업의 경우 공휴일이나 연휴에도 마음 놓고 쉬지 못합니다.

대체인력 부족 때문입니다.

반월 시화공단에서 일하는 이 노동자는 이번 설 연휴에도 매일 출근할 예정입니다.

[반월시화공단 노동자/음성변조 : "근무 인원이 모자라기 때문에 저희가 쉬게 되면 대체할 인력이 없어요. 제가 안 나오면 다른 친구들이 힘드니까."]

연장근무 수당을 미리 급여에 반영해 지급하는 '포괄임금제'는 추가근무를 더 쉽게 요구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합니다.

[중소기업 개발자/음성변조 : "포괄임금제다 보니까 지시를 하면 일이 있든 없든 일단 남아 있어야 된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셔가지고."]

30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0.2%에 불과해, 열악한 근무 여건을 개선할 창구가 없는 상황입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 조은경/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이근희

신현욱 기자 (woog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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