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구 개발현장 곳곳 ‘중금속 오염’…토사 무단 반출도
[KBS 대구] [앵커]
대구의 대규모 개발현장 곳곳의 토양에서 기준치를 넘는 오염물질이 대거 검출됐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일부 현장에선 오염토를 다른 곳으로 무단 반출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제도적 허점 속에 자치단체는 손을 놓고 있습니다.
박가영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리포트]
대규모 복합산업단지가 조성중인 금호워터폴리스입니다.
대구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며 분양률이 절반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현장의 토양이 심각하게 오염됐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지난해 11월, 환경실천연합이 이곳의 5개 지점에서 채취한 시료를 대구보건환경연구원에 맡겨 분석했더니, 구리와 납,아연 등 중금속과 불소가 기준치의 최대 4배 이상 검출된 겁니다.
대규모 개발 현장은 이렇게 금호강과 마주보고 있어 오염된 토사가 빗물에 휩쓸릴 경우 취수원인 낙동강의 오염까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이 단체가 토양 오염을 확인한 개발 현장은 금호워터폴리스를 비롯해 대구에서 모두 6곳, 모든 현장에서 기준치 이상의 오염 물질이 나왔고, 무려 10배에 달하는 비소가 검출된 곳도 있습니다.
특히 남구 대명동의 재개발 현장에서는 오염된 토사를 불법으로 반출하는 장면까지 포착됐습니다.
지난해 재개발 조합의 자체 조사 결과 오염 물질이 검출돼 구청에서 정화 명령을 받은 곳이었는데 명령을 어기고, 지난달 경산과 고령 등의 개발제한구역 내 농지에 몰래 토사를 매립한 겁니다.
버린 토사에서는 역시 기준치를 웃도는 비소가 검출됐습니다.
[재건축 조합장/음성변조 : "우리가 위법하지 않게 지금 정리해서 나가는데... 적법하게 처리할 거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관리 감독 주체인 구청은 손을 놓고 있습니다.
관련법에 따라 오염 사실이 드러날 경우 곧바로 정밀조사 명령과 정화처리 명령을 내려야 하지만, 구청이 직접 확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치를 미루고 있습니다.
[○○구청 담당자/음성변조 : "사업단에서는 자체적으로 환경영향평가도 하고 계시거든요. 어느 지점에서 떴는지 정확한 지점표시가 없기 때문에 저희가 행정 조치를 바로 하고 그렇게 할 순 없거든요."]
토양 정밀조사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이 걸리지만, 구청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공사가 계속 진행되는 상황, 주변 토양으로의 2차 오염까지 우려됩니다.
[이경율/환경실천연합회장 : "(오염된) 현장은 공사 정지를 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공사가 성황리에 되고 있고, 오염된 토양에 대해서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서 적법한 절차대로 토양정화를 하고, 어떠한 행정조치를 해줄 것을 (요청하는 바입니다.)"]
제도의 허점과 지자체의 안일한 대응 속에, 대구 도심의 대규모 개발 현장 곳곳에서 토양 오염이 방치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KBS 뉴스 박가영입니다.
박가영 기자 (go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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