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잊은 바둑 ‘신’…이창호 넘은 신진서, 최정 기록도 넘나

단일 종합기전 31연승 ‘최고’…14일 한국 단일 기전 ‘최다 연승’ 도전

이창호 9단을 넘은 신진서 9단(23·사진)이 이제 여자 바둑 최강자 최정 9단(27)의 기록에 도전장을 냈다.

킥스 소속의 신진서는 지난 12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 내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셀트리온과의 2022~2023 KB 국민은행 바둑리그 난가리그 2라운드 2경기에서 심재익 6단을 상대로 194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2021년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신민준 9단을 꺾은 후 바둑리그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고 31연승을 질주했다.

31연승은 단일 종합기전 연승 기록으로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종합기전은 국내 프로기사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대회로 성별, 연령, 단위의 제한을 두지 않는 프로바둑대회를 뜻한다. 이전까지는 신진서와 이창호(농심신라면배)가 30연승으로 공동 1위였지만 이번 승리로 신진서가 단독 1위가 됐다.

이창호의 기록은 국가대항전인 농심신라면배에서 중국, 일본의 정상급 기사들만 상대하면서 쌓은 것이다. 신진서의 31연승도 에이스결정전에서 한국 최정상급 기사들을 만나 모조리 꺾으며 쌓은 가치 있는 기록이다.

이제 신진서의 눈은 그 위를 향한다.

종합기전으로 한정하면 신진서가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연령, 단, 입단연도, 성별 등 일정 요건의 출전 제한이 주어지는 대회를 뜻하는 제한기전까지 영역을 넓히면 최정이 최고 기록 보유자다. 최정은 현재 중국 여자을조리그에서 39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한국여자바둑리그에서도 31연승을 기록했다.

다만, 중국 여자을조리그는 2부리그 정도 대회로 일부 한국기사들을 제외하면 최정과 상대하는 기사들의 수준이 그리 높지 않다. 신진서는 14일 열리는 바둑리그 인터리그 1라운드에서 문민종 6단(바둑메카의정부)을 상대한다. 승리하면 32연승으로 한국 단일 기전 최다 연승을 기록하게 된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