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트리스’서 익힌 여행 짐 싸는 법…누가 게임을 하찮다고 하나[책과 삶]
게임: 행위성의 예술
C. 티 응우옌 지음·이동휘 옮김
워크룸프레스 | 376쪽 | 1만9000원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적이 있을 것이다. 좋아하는 게임을 실컷 하고 싶은데 이를 못마땅해하는 부모, 선생님 때문에 눈치를 보거나 성에 차지 않는 정도로만 해야 했던 경험 말이다. 그때 이 책이 있었더라면 당당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게임 : 행위성의 예술>은 ‘게임은 미련하게 시간을 버리는 일’이라는 고정관념에 반기를 드는 책이다. 게임은 미술이나 음악 못지않게 인간의 삶에 도움이 되는 ‘예술’이며, 게임보다 독서나 음악 감상처럼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게 낫다는 생각은 게임 고유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책의 저자인 미국 유타대 철학과 부교수 C 티 응우옌은 게임이 인간의 ‘행위성’을 매체로 삼는 예술이라고 본다. 게임을 하다 보면 게임 디자이너가 게임에 기입해 둔 행위성을 몸에 걸치고 그에 적절한 행위성과 자율성을 계발해 나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테트리스’를 하면서 여행에 알맞게 재빨리 짐을 싸는 행위성을 익힐 수 있고, 질문과 답을 통해 누가 스파이인지 알아내야 하는 보드게임 ‘스파이폴’을 통해서는 거짓과 진실을 분간해 내는 행위성을 습득할 수 있다는 식이다.
저자는 다양한 게임을 다룬다. 청년들에게 인기인 컴퓨터 게임부터 보드 게임, 카드 게임, 팀 스포츠, 행위 기반 롤플레잉 등에 대한 여러 심층 사례를 포함한다. 책은 미국에서 출근되자마자 학계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21년 미국철학협회 도서상을 수상했다.
책을 읽고 난 뒤에도 게임의 가치를 의심할 수 있다. 그런 독자들을 위해 독일의 저술가 겸 번역가인 가트야 베렌스는 말했다. “행위성에 대한 응우옌의 생각이 맞는지 보려면 아마 게임을 해보아야 할 것이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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