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연 눈…백내장 아닌 ‘익상편’일 수도[의술인술]

기자 2023. 1. 1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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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가 안개 낀 것처럼 뿌옇거나 눈에 하얀 것이 올라오면 가장 먼저 ‘백내장’을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백내장과 혼동하기 쉽지만 전혀 다른 안과질환이 있다. 바로 군날개로도 불리는 ‘익상편(翼狀片)’이다.

익상편이란 생소한 질환명은 한자어에서 시작됐다. ‘翼狀片’이라는 한자에서 추측해 보듯이, 날개 모양의 절편란 뜻이고, 흰자위의 결막조직이 검은자인 각막을 침범하여 자라는 질환이다. 마치 새의 날개 모양을 하고 있어 대한안과학회에서는 ‘군날개’라는 순수 우리말로 부르도록 권장하고 있고, ‘백태’라고도 알려져 있다.

익상편의 발생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바 없지만, 가장 큰 원인으로 여겨지는 것은 자외선이다. 익상편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에 서서히 생기므로 환자로서는 어느 날 갑자기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아주 초기에는 환자 본인은 모르고 있다가 다른 증상으로 안과 진료를 받다가 알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익상편의 형태는 초기냐, 말기냐 뿐 아니라 혈관이 적고 조직이 얇으냐, 아니면 혈관이 많고 두껍냐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특유의 모양으로 인해 맨눈으로 보기만 해도 쉽게 확인 가능하며 안과에서는 눈을 약 40배까지 확대해서 관찰할 수 있는 세극등현미경을 통해 정확하게 진단한다. 진행 정도와 시력에 미치는 영향을 보기 위해서 시력검사, 굴절검사를 하게 된다.

익상편의 진행은 단순히 각막(검은자) 위를 그냥 덮는 게 아니다. 각막을 파고들어가면서 자라기 때문에 각막이 찌그러지면서 시력이 감소하고 심하면 난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해도 재발이 잦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리므로 다양한 검사와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 방법과 시기를 결정한다.

의술의 발달로 익상편 수술 방법도 계속 발달해 왔다. 최근 연구에 따라 가장 재발률이 적은 수술 방법으로 수술을 하면 재발률이 2~3% 정도로 낮아졌다. 따라서 환자 상태와 상관없이 무조건 수술은 늦게 해야 한다는 생각은 예전 지식이라고 생각한다. 익상편으로 인해 다른 안구구조물까지 영향을 받는 상태라면 굳이 수술을 늦출 필요는 없다.

익상편으로 인해 생기는 증상으로는 미용상의 문제 외에 안구건조증, 이물감, 충혈 등이 있다. 특히 충혈은 익상편의 ‘결막의 각막으로의 섬유혈관성 증식’이라는 정의에 맞게 혈관이 많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로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익상편 자체는 초기일지라도, 익상편의 모양으로 인해 눈물 순환이 제대로 안 되고 이물감과 각막상피결손 등 검은자(각막)에 상처를 유발하는 경우는 일단 인공눈물을 점안하여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는 있겠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인 익상편이 그대로 있으므로 영구적인 치료법은 될 수 없다. 따라서 초기 중기를 떠나서 약물치료로 근본적인 대처가 안 된다면 수술적 제거가 바람직하다.

익상편은 약물로 없어지는 질환이 아니므로 근본적인 치료는 수술이다. 충분히 진행된 후 수술하는 질환이 아니며 초기, 중기에 상관없이 눈에 미치는 영향을 우선으로 파악하여 수술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권지원 명지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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