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떡하니 '한돈'이라더니…창고안 돼지들은 모두 '캐나다산'
설 연휴가 일주일 앞 입니다. 식재료나 선물 사러 시장 가는 분들 계실 텐데 '믿을 수 있는 국내산'이라고 쓰여있는 고기가 수입산인 경우가 여전히 있습니다. 밀착카메라가 찾아간 고기 창고에는 국내산 한돈이라던 돼지에 캐나다 마크가 붙어 있었습니다.
이예원 기자입니다.
[기자]
[서숙정/서울 녹번동 : (아이가) 어리니까 외국산보다는 한우 먹이려고…]
[김성숙/서울 망원동 : 해물을 좋아해요. 우리나라 건지 아닌지 확인하고 사요.]
소비자들은 각자의 이유로 원산지를 따집니다.
한 수산물 시장에 나왔습니다.
우리가 구입하는 식품엔 원산지가 제대로 표기돼 있을지 단속 현장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단속반 : 사장님, 낙지는 국내산만 있는 거예요? {아뇨, 중국산 있습니다.}]
냉장고를 열어보고, 거래 명세서도 확인합니다.
명절 대목을 앞둔 단속에 불만을 드러냅니다.
[상인 : 근데 제발 명절 때는 안 오시면 안 될까요? 손님도 없는데 속 터져 죽겠구먼.]
참돔을 파는 한 가게 앞에 단속반이 멈추어 섭니다.
[단속반 : 밝은 게 일본산이고? {어두운 건 국산이에요.}]
한 종류의 수산물 원산지가 서로 다르면 나눠두어야 하지만, 이곳에선 한 수족관에 한꺼번에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강재윤/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서울지원 팀장 : 참돔이 이름표를 달고 다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어느 게 국내산인지 모르잖아요. 원산지 표시법엔 반드시 분리해서 각각 표시하게끔…]
바로 생선을 분리하고, 업주에겐 과태료 처분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취재진은 농산물 단속반과 한 정육점에서 삼겹살과 항정살을 구입했습니다.
[정육점 상인 :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국내산이라며, '믿을 수 있는 우리 돼지 한돈' 이란 스티커도 붙여놨습니다.
근처에서 바로 검사해보니 5분만에 나온 결과는 한 줄.
외국산이란 뜻입니다.
국내산은 반드시 돼지열병 백신을 접종해 두 줄이 나옵니다.
이 고기를 판 정육점에 가서 이유를 직접 물어보겠습니다.
[정육점 상인 : 단가 때문에 그러는 거죠. {차이 많이 나나요?} 생각 안 해봤습니다.]
창고에 쌓여있는 고기, '캐나다'산입니다.
[단속반 : 왜 외국산을 국산으로 팝니까? {죄송합니다.}]
[정순국/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 팀장 : 냉장은 요즘 캐나다하고 멕시코산이 많이 들어오고요. 국산 신선육으로 파는 거죠.]
또 다른 정육점은 발뺌부터 하더니,
[단속반 : {한우를 판 적이 없습니다.} 저희가 한우를 샀거든요. 영수증 있잖아요. 저희가 샀다니까요.]
계속 추궁하자 결국 인정합니다.
[단속반 : DNA 검증했는데 한우가 비한우로 나왔다고요. 파신 적 있으시죠? {네, 인정합니다.}]
미국산 목심을 한우로 판 겁니다.
현장에서 바로 적발 확인서를 작성합니다.
원산지를 허위로 표기하면 현행법상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합니다.
"믿는 수밖에 없지 않나요?" 원산지를 확인하던 소비자들 대부분 이렇게 말했습니다.
믿고 사는 사람과 제대로 파는 사람 모두 애먼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철저한 감시가 필요해 보입니다.
(작가 : 강은혜 / VJ : 김원섭 / 인턴기자 : 이새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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