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7/김주하의 '그런데'] 한복 진흥 좋지만… 혈세 낭비?
'난 한국 사람입니다. 우연히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났을 뿐이지요.'
이승만 초대 대통령 부인인 프란체스카 도너 리 여사는 자신의 국적을 묻는 오스트리아인들에게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1934년 25년 나이 차를 극복하고 독립투사이던 이승만과 결혼한 프란체스카 여사는 처음 한복을 입은 뒤 그 아름다움에 매료돼 평생 한복을 즐겼고 말년에는 종로 이화장에서 지내다 한복 디자이너 이리자 씨가 수놓은 연보랏빛 한복 수의를 입고 하늘나라로 갔지요.
침체상태인 한복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충북도의회 의원들이 나섰습니다.
충북도의원 34명이 어제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 한복을 입고 참석한 건데 김영환 충북도지사와 윤건영 충북 교육감도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서로 옷매무새를 만져주며 화기애애한 풍경을 연출했지요.
설을 앞두고 어려운 처지에 놓인 한복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전통문화 발전의 계기를 마련해달라는 충북 한복진흥협회의 요청을 수용한 겁니다.
여기까지는 미담이죠. 그런데 하나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도의원 35명과 의회 사무처 직원 8명이 자기 돈이 아닌 나랏돈으로 한복을 대여했다는 겁니다.
그러니 분명히 좋은 뜻에서 시작된 행사인데 세금을 들여 진행한 '일회성 보여주기식 쇼 아냐?' 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요.
충북도의회는 "어려움을 겪는 한복업체를 도우려는 건데 예산 낭비라는 지적은 과하다."라고 주장하는데 지역 주민을 찾아 어려움을 함께하고 민생경제를 챙기는 진짜 지방의회 의원이라면 내 돈 몇 푼은 아끼면서 도민들에게 한복에 돈 좀 쓰세요. 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내 돈이 아까우면 남의 돈도 아까운 법인데 말입니다.
도민들의 눈에 꼬까옷 입은 의회가 어떻게 비쳤을지. "새해부터 민생고에 허덕이는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줄 실질적인 의정활동을 보여달라"는 외침이 참 뼈아프게 들려옵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한복 진흥 좋지만… 혈세 낭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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