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첫 부부 비행대대장 탄생…결혼생활 14년, 주말부부 10년
공군 최초로 부부 비행대대장이 탄생했다.
제5공중기동비행단 251공수비행대대장으로 취임한 김민지 중령(39)과 한 달 먼저 제51항공통제비행전대 271항공통제비행대대장이 된 김익규 중령(39) 부부가 그 주인공이다.
13일 공군에 따르면 남편 김익규 중령은 F-4E 전투기를 주 기종으로 제29전술개발훈련비행전대에서 전술무기교관을 지냈다. 현재 E-737 항공통제기 대대장 임무를 맡고 있다. 아내 김민지 중령은 C-130 수송기 조종사다. 비행 시간이 2000시간에 달한다. 1408시간인 남편보다 600시간가량 더 많다. 2018년 인도네시아 지진 피해 긴급 구호 물자 공수 작전, 2019년 ‘레드 플래그 알래스카(Red Flag Alaska)’ 훈련 등에 참가했다.
둘은 공군사관학교 53기 동기로, 졸업 전후 비행 교육과 훈련 등을 함께 하며 사랑을 꽃피웠다. 조종사가 된 뒤 각자의 임지로 떠나 3년간 청주와 부산 사이 장거리 연애를 한 끝에 2009년 백년가약을 맺었다. 공군 조종사 부부로 일과 가정을 함께 꾸려가기가 쉽지는 않았다. 결혼 생활 14년 가운데 10년을 주말부부로 떨어져 지냈다. 남편은 비행 임무를 수행하느라 쌍둥이 딸의 출산 순간을 함께하지 못했다. 아내는 장기 해외 임무로 1개월가량 떨어져 지내야 했다. 쌍둥이 자매 영설·은설(12)의 응원은 부부가 부모이자 군인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데 버팀목이 됐다.
자매는 “우리 부모님이 공군에서 처음으로 부부 대대장이 되셨다는 게 참 멋있고 자랑스럽다”며 “항상 안전하게 일하시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우리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부부는 2020년부터 2년간 공중기동정찰사령부에서 함께 임무를 수행하다가 올해부터 각각 비행대대장으로서 비행대대의 항공작전과 훈련을 지휘하고 조종사의 교육 훈련을 감독하는 중책을 맡았다. 김익규 중령은 “같은 제복을 입은 군인이자 같은 조종복을 입은 공중 지휘관으로서 아내가 옆에 있어 마음이 든든하다”며 “어려움을 공유하고 조언하며, 각자의 위치에서 비행대대를 잘 이끌어 확고한 대비 태세 유지에 빈틈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민지 중령은 “하늘과 땅에서 가족과 함께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심리적으로 안정돼 임무에 더욱 전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일과 가정에 모두 충실히 임하고, 대한민국 영공 수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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