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은 왜 아직도 김성태를 돕나?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정성욱 기자
[앵커]
8개월 동안 해외도피 생활을 하다가 체포된 쌍방울그룹 김성태 전 회장이 조만간 국내로 송환됩니다. 김 전 회장은 이른바 '황제도피'를 한 걸로 알려져 있죠. 골프를 치거나 유흥업소 종업원을 불렀다는 자극적인 이야기들입니다. 그런데 최근 열리고 있는 쌍방울 관련 재판에서 이를 확인하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재판을 취재중인 정성욱 기자 스튜디오에 나왔습니다.
정성욱 기자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취재중인 쌍방울 관련 재판에서 김성태 전 회장의 '황제도피'가 언급됐다고요?
[기자]
네. 수원지방법원에서는 쌍방울그룹과 관련된 재판이 2건이 진행중입니다. 하나는 검찰 수사관이 쌍방울에 수사자료를 유출한 사건이고요. 다른 하나는 쌍방울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간 이화영 전 부지사 재판에서 증인들이 관심가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앵커]
어떤 이야기죠?
[기자]
김 전 회장의 '황제도피' 관련 증언이었습니다. 지난 6일 열린 재판에 쌍방울 계열사 대표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는데요. A씨는 작년 6월에 싱가포르로 출국해 김 전 회장을 직접 만나고 온 인물입니다.
검찰이 A씨한테 물어요. 가서 어떤 이야기를 했냐고. 그러니 A씨가 "골프도 치고, 술도 마셨다"라고 합니다. 김 전 회장은 A씨를 만나기 한 달 전에 이미 싱가포르로 출국해 있는 상태였는데요. 아까 말씀드린 '수사자료 유출' 사건이 발생하고 얼마 뒤 출국한 거예요. 그래서 해외도피라고 보는 거고요.
그런 상황에서도 여유롭게 골프도 치고 술도 마셨다라는 증언이 나온겁니다.
[앵커]
도피 중인 사람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모습이네요. 또 무슨 얘기를 나눴다고 하던가요?
[기자]
새로운 투자 사업을 구상하면서 사람도 만났다고 해요. A씨는 "당시 코인이었나, 블록체인이었나 아무튼 투자도 좀 받고 사람도 만나고 있다고 하더라"고 증언했습니다. 그래서 검찰이 누구한테 들은 거냐고 물으니 "김 전 회장에게 직접 들었다"고 답했습니다.
[앵커]
국내로 들어오면 당장 수사받을 사람이 새로운 사업을 구상한다고 말했다. 전혀 이런 상황을 개의치 않는 모습. 대놓고 유흥을 즐겼다는 보도들도 많았는데, 이 부분도 확인했나요?
[기자]
네 이것 또한 증인신문 과정에서 나온 건데요. 우선 검찰이 이렇게 질문합니다. "전직 기상캐스터와 유흥업소 종사자가 각각 지난해 6월과 7월에 방콕행 항공권을 구매했다. 증인 대신 김 전 회장을 위해서".
그러니까 A씨는 "저 대신은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김 전 회장을 위해 생필품을 갖고 갔다는 사실은 인정을 했습니다. 많이 보도됐던 김치나 회 이런 것들을 옮겼다는 거겠죠.
이거 말고도 김 전 회장 생일을 맞이해서 유명가수와 임직원들이 태국으로 갔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도피보다는 휴양에 가까운 생활로도 보여요.
[앵커]
정말 '황제도피'라고 볼 수밖에 없는데.. 김 전 회장이 받는 범죄혐의들이 굉장히 많고 또 무겁거든요? 그런데 쌍방울 임직원들은 왜 해외까지 나가면서 김 전 회장을 돕는 거예요?
[기자]
일단 재판에 나온 증인들은 김 전 회장이 검찰 수사 대상이라는 걸 몰랐다고 말합니다. 뉴스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하고요. 아예 출국 사실조차 몰랐다는 직원이 대다수에요.
하지만 모순인 부분도 있는 게 김 전 회장을 만나려고 항공권만 3천만원 상당을 결제했다고 해요. 그게 회삿돈인지, 어떤 비용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조직의 리더가 해외에서 장기간 머문다는 거나, 심지어 김치 같은 음식들을 갖고 나가는데도 몰랐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죠.
또 항공권을 포함해서 '김 전 회장의 도피 비용'에도 억대가 든 걸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또다른 증인인 쌍방울 임원 B씨를 추궁하는데요. "지난해 8월까지 쌍방울그룹에서 항공권이나 식자재 비용으로 1억1600만원을 사용한 사실을 아나"라고 묻습니다.
B씨가 "잘 모른다"라고 답하긴 했는데, 검찰 조사대로라면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3개월동안 김 전 회장의 도피를 위해 억 단위가 든 겁니다.
[앵커]
횡령 혐의를 받고 있으니 이미 회삿돈을 빼돌린 것도 많을 텐데. 피의자 신분인 상황에서도 계속 회삿돈을 썼다는 거예요. 전직 회장이지만 김성태씨가 여전히 실소유주가 맞다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에요. 어쨌든 태국에서 붙잡혔으니 조만간 송환된다는데 '자진귀국'한다고 했다고요.
[기자]
네. 검찰 내부에선 '자진귀국'이라는 말을 좀 불편해 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아요. 자진귀국이라면 일반적으로 본인 의사대로 들어올 경우를 뜻하는 거잖아요. 사실 김 전 회장은 검찰 수사 대상에다가 불법체류자 신분이어서 강제추방 당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약간 언론에 '자진귀국'이라고 나오니까 포장되는 것 같은 불편함이 있는 것 같았어요.
[앵커]
그렇죠. 엄연히 사법절차에 따라 송환되는 거니까요. 어제까지만 해도 오늘이나 내일 송환된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언제 오나요?
[기자]
다음주 초가 유력합니다. 월요일 또는 화요일로 좁혀지는데요. 어젯밤 법무부는 김 전 회장을 송환하기 위해 곧바로 긴급여권을 신청했다고 하고요, 발급과 항공편 예약까지 하는 걸 감안할 때 다음주 설이 나옵니다.
[앵커]
네 정 기자. 앞으로 쌍방울 재판도 계속 잘 챙겨주시고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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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성욱 기자 w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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