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해임' 나경원에 십자포화…羅 출마 임박했나

정호영 2023. 1. 13.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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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직서를 제출한 나경원 전 의원에게 친윤계의 십자포화가 쏟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의 사표 재가 대신, 저출산위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을 모두 해임하는 사실상 '결별 신호'를 보낸 이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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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나경원 전격해임…친윤 "비윤 우두머리"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13일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직서를 제출한 나경원 전 의원에게 친윤계의 십자포화가 쏟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의 사표 재가 대신, 저출산위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을 모두 해임하는 사실상 '결별 신호'를 보낸 이후다. 사직서를 내며 대(對)친윤 비토 메시지를 남긴 나 전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집단 견제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익을 위해 세일즈 외교를 나가시는 대통령의 등 뒤에다 사직서를 던지는 행동이 나 전 의원이 말하는 윤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를 위하는 길인가"라며 "국가의 중요한 정책을 다루는 공직자가 그 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태가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로지 자기 정치만 하는 사람이 자신이 가장 대통령을 위하는 것처럼 고고한 척하는 행태는 친윤을 위장한 비겁한 반윤"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내일(14일)부터 6박 8일간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길에 오른다.

장 의원은 "(나 전 의원이) 당신, 당신 하는데 허구한 날 윤핵관, 윤핵관 하는 유승민, 이준석과 뭐가 다른가. 이런 행태는 대통령을 저격하는 것 아닌가"라며 "우리 당에 분탕질을 하는 사람은 이준석, 유승민으로 족하다. 대통령을 위하는 척하며 반윤의 우두머리가 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이날 사직서를 제출하고 페이스북에 "잠깐의 혼란과 소음이 역사의 자명한 순리를 가리거나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함부로 제 판단과 고민을 추측하고 곡해하는 이들에게 한 말씀 드린다. 나는 결코 당신들이 '진정으로' 윤 대통령,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는 나 전 의원의 불출마를 공개 압박하는 친윤계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와 관련해 장 의원은 "(나 전 의원은) 마치 박해를 받아 직에서 쫓겨나는 것처럼 약자 코스프레를 한다"며 "대통령비서실장에게 문자 하나 '툭' 보내 자리를 집어 던지는 태도는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망각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또 "우리 당에서 가장 혜택을 받은 사람이 누구인가. 장관급 자리를 2개나 가진 사람이 누군가"라며 "오로지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친윤계 박수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나 전 의원을 겨냥해 "대통령의 성공이 대한민국의 성공"이라며 "그래서 제2의 유승민은 당원들이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윤계는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을 사실상 공개 지원하고 있다. 김 의원도 일찌감치 윤 대통령과 관저 회동을 갖고 장 의원과 연대를 구축하는 등 '윤심'을 적극 부각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당심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선두를 달리는 나 전 의원의 출마 여부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번 3·8 전당대회부터 '당원투표 100%'로 당대표·최고위원을 선출하도록 당헌당규를 개정했다.

사직서 제출 뒤 "조용한 사색의 시간을 가지러 떠난다"며 잠행을 시사한 나 전 의원은 이날 충북의 구인사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의 '해임' 이후 나 전 의원의 공식 입장 표명은 아직 없는 상태다. 하지만 이미 양 측 관계 회복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워진 만큼 출마 결단을 내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당장 다음 주 발표되는 여론조사 추이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친윤계 한 의원은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해임은 '(전당대회) 나갈 테면 나가보라'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라며 "퇴로가 없다. 상황을 보면 나 전 의원도 출마 결심을 한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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