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받으려고…” 어머니 시신 3년째 방치한 딸 구속

어머니 시신을 장기간 집에 방치한 혐의를 받는 A씨가 1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에서 숨진 어머니 시신을 3년째 방치한 40대 딸이 경찰에 구속됐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사체유기 혐의로 A씨(47)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김현덕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자신이 사는 인천 남동구 간석동 빌라에서 숨진 어머니 B씨(79)의 시신을 장기간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자신의 일기장에 “어머니가 2020년 8월 사망했다”고 적었다.

B씨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이날 “외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국과수는 B씨의 사망 시점이나 사망 원인은 특정할 수 없다며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A씨는 경찰에서 “어머니가 숨진 이유는 모르겠다”고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B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A씨가 어머니 시신을 방치한 것은 연금을 받기 위해서라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특별한 직업이 없는 A씨는 B씨의 자녀 6남매 중 셋째로, 인천 간석동 빌라에서는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다. 경찰은 숨진 어머니의 핸드폰도 A씨가 갖고 있었다며, 통화내역 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B씨 가족들은 왕래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숨진 어머니는 2009년 10월부터 기초연금(옛 기초노령연금) 30만7500원을 지난달까지 받아 온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B씨는 국민연금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동구 관계자는 “경찰 수사에서 A씨가 숨진 시점이 확인되면 부당 수령액에 대해 A씨 가족 등에게 전액 환수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