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사의 논란 사흘 만 정부직 모두 '해임'…출마 잉크 짙어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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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전격 해임되면서 그가 당대표 경선에 출마할 것이란 전망에 한층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해임'은 공무원에 대한 중징계에 해당하는 만큼, 나 전 의원에 대한 대통령실의 강경한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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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계 "반윤 우두머리" '제2 유승민"
(서울=뉴스1) 한상희 신윤하 기자 =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전격 해임되면서 그가 당대표 경선에 출마할 것이란 전망에 한층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해임'은 공무원에 대한 중징계에 해당하는 만큼, 나 전 의원에 대한 대통령실의 강경한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나경원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대통령실 참모에게 사의를 표명한 지 나흘 만이다.
나 전 의원은 지난 5일 '자녀 수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 면제하는 헝가리식 정책 구상을 밝힌 뒤 대통령실로부터 "국가 정책의 혼란을 초래했다"는 반발을 샀다.
사표를 수리하는 형태가 아니라 '해임' 절차를 택한 것을 두고 사실상 나 전 의원의 정치적 퇴로가 닫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해임은 공무원을 강제로 퇴직시키는 중징계 처분을 말한다"며 "이게 핵심이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나 전 의원 측은 "대통령실에서 이렇게 몰아붙이면 갈 길을 정해주는 것"이라며 "어떻게 하겠나. 출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범친윤계'로 분류되던 나 전 의원은 대통령실의 해임 결정으로 사실상 비윤주자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본의 아니게 비윤주자가 됐다"고 분석했다.
친윤계 의원들은 나 전 의원을 '반윤' '제2의 이준석·유승민'으로 규정하며 맹공을 가했다.
윤 대통령 측근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은 해임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을 거론하면서 "친윤을 위장한 비겁한 반윤" "대통령을 위하는 척 하며 반윤의 우두머리가 되겠다는 것"이라고 맹공했다. 박수영 의원도 "대통령의 성공이 대한민국의 성공. 그래서 제2의 유승민은 당원들이 거부할 것"이라고 썼다.
당권 경쟁자들도 나 전 의원 출마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철수 의원 측은 "당이 분열되는 일은 없어야 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전당대회가 친윤 대 반윤 구도로 갈린 상황에서 중재자 전략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원은 나 전 의원을 끌어안고 가려는 전략을 취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나 전 의원은 전대 출마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11일 서울 동작구 신년인사회,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 충북도민회중앙회 신년교례회까지 세 차례 공개 행사에 참석한 뒤 전날(12일)부터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충북 단양 구인사를 찾은 나 전 의원은 천태종 총무원장 무원 스님을 만나 "시간적 여유를 갖고 찬찬히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들어 더욱 윤심(윤 대통령 의중)이나 당에 해를 끼치지 않겠다는 언급을 여러 차례 해온 만큼 나 전 의원은 자신의 출마 여부를 윤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서 돌아오는 21일을 기점으로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각에선 대통령실과 갈등 구도에 부담을 느낀 나 전 의원이 불출마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나 전 의원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전대 출마 가능성을 점쳤다. 신 교수는 "나 전 의원을 부위원장직과 대사직에서 해임했다는건 대통령실이 그를 보는 시각을 표현한 것"이라며 "여당이 다시 예전처럼 대통령과 각을 세울 경우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총선에 상당히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당원들은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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