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혼’ 조재윤 “주연 욕심? 아직은 NO…조연으로 오래갈 것” [인터뷰 종합]
[OSEN=유수연 기자] tvN ‘환혼’ 시리즈가 파트 1에 이어 파트 2까지 시청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긴 여정을 마무리했다. 개성 강한 다양한 캐릭터들의 활약이 펼쳐진 가운데, 그중 조재윤은 극중 ‘유일한 빌런’ 진무 역을 맡으며 극을 이끌어갔다.
13일 조재윤은 올빛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진행한 tvN 토일드라마 ‘환혼’ 종영 인터뷰에서 “드라마 ‘스카이캐슬’ 이후로 인터뷰를 정말 오랜만에 진행하는 것 같다”라며 떨리는 기색을 보였다.
드라마 ‘환혼’은 역사에도 지도에도 존재하지 않은 대호국을 배경으로, 영혼을 바꾸는 '환혼술'로 인해 운명이 비틀린 주인공들이 이를 극복하고 성장해가는 판타지 퓨전 사극이다. 극중 시대적 배경은 조선시대지만, 인물과 장소 등은 모두 가상이다. 실험적이고 낯선 장르에 부담감은 없었을까.
이와 관련해 조재윤은 “사실 걱정이 많았다. 중간에 여배우도 교체되고, 파트 2를 시작하면서 또 바뀌기도 하지 않았나”라며 “더불어 당시 ‘조선구마사’, ‘설강화’ 등이 역사 왜곡 논란으로 나라가 시끌하던 때였다. 우리끼리 ‘이러다 우리 큰일나는 것 아니냐’라는 말을 많이했다. 아무리 가상 세계여도 시대적 배경은 조선시대이다 보니, 혹여나 걱정을 많이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특히 ‘중국풍’에 대해 예민해져 있어, 의상과 배경 등 방영 초기에 말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걱정이 많았는데 의상-소품 감독님 등이 모두 ‘우리나라 역사 자료를 충분히 보고 만든 것’이라고 말을 해주셨다. 실제로 고려시대때 유행하던 의상들을 차용했다”라며 “다행히 드라마가 잘 되어서 그런 건지, 후반부에는 이런 오해들이 잘 풀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극중 분노, 배신, 열망, 열등 등 다양하지만 부정적인 연기를 선보인 그는 악역 캐릭터 ‘진무’를 맡아 극의 흡인력을 높였다. 이득을 위해 끊임없이 자세를 바꾸는 ‘지능형 악역’이라는 평을 받은 가운데, 조재윤은 ‘진무’에 대해 “저는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는 “세상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목적성에 맞게끔 움직인다. 진무 역시 자신의 목적에 따라 움직인 캐릭터”라며 “‘진무’는 어렸을 때부터 결핍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진무는 서자로 천대받고, 무시당한 과거가 있어 외로움과 괴로움을 쌓아온 인물이고, 이를 극복하고 성공하고 싶어 했다. 이후 대호국에서 처절하게 살아남은 그는 장광이라는 인물을 만났고, 그가 사라지며 기회를 얻었다. 본질은 선한 인물이지만, 악행을 저질러 나쁜 인물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사실 당초 시놉시스에서는 저, 유준상 씨, 오나라 씨와의 삼각관계가 있었다”라며 “나중에는 ‘다른 인물들이 모두 사랑 이야기인데, 누군가는 악역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해서 진무가 악역이 된 것이다. 처음부터 나쁜 인물이 아니고, 어떠한 환경에 의해 나빠질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정말 나쁜 짓을 한 인물은 맞지만, 한편으로는 불쌍한 것 같다”고 전했다.
악행을 일삼던 진무는 죽을 위기에서 서윤오(도상우 분)로 환혼하는데 성공했으나, 결국 장욱의 손에 죽음을 맞으며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진무는 불에 타 죽어갔고, 순간 조재윤의 모습으로 전환되며 “장욱 네 말이 맞구나. 강한 자가 모든 것을 갖는 세상에서 약한 자는 그냥 죽는 거구나”라며 최후를 맞이했다.
특히 해당 장면에서 웃음을 터트리면서도 눈물을 머금은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는데. 이에 조재윤은 “저는 그 장면을 촬영할 거라는 생각을 못 했다”라며 “원래 도상우 씨 촬영만 하고 끝내는 줄 알았는데, 촬영장에서 감독님이 갑자기 오라고 해서 촬영했다. 그 대사를 치는데, 갑자기 저의 인생이 지나가면서 너무 슬프더라”라고 회상했다.
그는 “‘환혼’ 시리즈로 1년 반 동안 진무로 살아왔다. 그 동시에 ‘조재윤’으로서 연기했던 기억들이 겹쳐지니 눈물이 났다. 심지어 첫 테이크는 너무 많이 울어서 한 번 더 촬영했다”라며 “진무는 권력에 대한 ‘강함’을 이야기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나에 대한 ‘강함’을 생각하며 대사를 쳤다. 내 스스로 강한 사람이 되어야겠다, 끊임없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평소에 갖고 있어서 이입이 됐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연기 중 어려웠던 점은 없었을까. 조재윤은 “언어가 가장 문제였다”라며 “수많은 사극들을 보면서 ‘말투를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고민 끝에 젊은 친구들은 현대적인 말투를 사용하고, 중장년층 배우들은 퓨전이긴 하지만 사극이니 사극톤을 쓰는 것으로 했다. 자세히 보면 유준상과 박은혜 씨와 제가 쓰는 말투가 다 조금씩 다르다. 아마 박은혜 씨가 ‘환혼’에서 가장 사극적인 말투를 사용하시지 않았나 싶다”라고 전했다.
조재윤은 지난해 공개된 영화 ‘한산: 용의 출현’, ‘테이크오프: 파도위에 서다’, ‘영웅’, 드라마 ‘환혼’, ‘카지노’를 비롯, 아직 공개되지 않은 드라마 ‘백설 공주에게 죽음을’ 등 총 7개의 작품을 촬영했다. 이외에도 예능 ‘세컨하우스’ 등 예능에서도 활발을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저의 정체에 대해 물어보신다. 영화배우인지, 드라마 하는 사람인지, 예능인인지. 예전에 임대웅 감독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다. ‘배우는 만능 엔터테이너가 돼야 한다. 배우가 되려면 다양한 경험을 겪어야지만 연기를 잘 할 수 있다’고 하셨다”라며 “그때 이후로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서 아들이, 저의 가족들이 봤을 때 ‘우리 아빠 참 멋있다’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3년 데뷔 이후 각종 작품에서 다양한 조연을 맡으며 ‘씬스틸러’로 떠오른 조재윤. 주연에 대한 갈증은 없을까. 조재윤은 “조연에서 주연이 되는 것을 바라진 않는다. 그런 걸 꿈꾸는 사람은 아니”라며 “이미 전 작품에서 몇 번 주연을 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해보니 알겠더라. 저는 아직 무언가를 책임질 그릇은 아닌 것 같다. 그게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몰랐다”라며 털어놨다.
조재윤은 “영화 ‘짝패’에서 제가 좋아하는 대사가 있다. ‘강한 게 오래가는 게 아니라, 오래가는 게 강하다’. 이 말처럼, 조연배우로 오래가고 싶다”라며 “많은 분들이 저를 ‘씬스틸러’라고 불러 주시지만, 정작 저는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앞으로 조금 더 임팩트를 주는 역할을 하려면 조금 더 공부를 해야할 것 같다”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50대 중반쯤이 되었을 때는 주인공을 한 번 해보고 싶다. 손현주 씨나, 성동일 씨와 같은 연기를 하고 싶다”라며 “성동일 씨가 50세 즈음에 드라마 ‘추노’를 만나지 않았나. 비슷하게 저도 ‘환혼’을 비롯해 좋은 작품들을 만났다. 두 분 같이 따뜻한 아빠의 모습, 정의로운 인물의 모습 등, 약자이지만 위안을 드리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조연이라도 좋다. 아직 세상은 따뜻하다는 느낌을 주는, 위로가 될 수 있는 작품과 역할을 하고 싶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조재윤은 차기작으로 SBS 드라마 '7인의 탈출', 웨이브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등 공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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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올빛엔터테인먼트 /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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