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욕심낸 죄? 尹대통령, 나경원 ‘손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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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대통령실 사정에 능통한 여권 한 관계자는 13일 '윤석열 대통령과 나경원 전 의원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여권 일각에선 나 전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시사한 게 대통령의 진노를 불렀다는 후문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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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계 ‘융단 폭격’ 속 나경원 전대 출마 여부 촉각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대통령실 사정에 능통한 여권 한 관계자는 13일 '윤석열 대통령과 나경원 전 의원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대통령의 신뢰를 먼저 저버린 이는 나경원 본인"이라며 "응당 그에 맞는 책임도 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앞두고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전격 해임했다. 여권 일각에선 나 전 의원이 공직 임명 100일도 안 돼 당권을 욕심내는 것에 윤 대통령이 진노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윤 대통령은 오늘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 직에서 해임했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지난 5일 '자녀 수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면제'하는 헝가리식 정책 구상을 밝힌 뒤 대통령실로부터 "국가 정책의 혼선을 초래했다"는 반발을 샀다. 논란이 일자 나 전 의원은 지난 10일 김대기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참모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이날 오전엔 서면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나 전 의원의 사직서를 재가(裁可)하는 대신 '해임 카드'를 꺼내들었다. 공무직에서 '해임'은 중징계에 해당한다. 이로써 나 전 의원은 스스로 직을 '관둔 게' 아닌, '잘린 게' 된 셈이다.
여권 일각에선 나 전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시사한 게 대통령의 진노를 불렀다는 후문도 들린다. 나 전 의원에게 장관급에 해당하는 중책을 맡겼는데, 공무가 아닌 '자기 정치'에 관심을 갖자 윤 대통령이 실망감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TK(대구·경북) 지역구의 국민의힘 한 의원은 "계파를 떠나 (당권을 욕심 내는 건) 공직자의 자세가 아니다. 그럴(전당대회에 출마할) 거였으면 애초에 직을 맡지 말았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의 배신감이 상당하다. 나 전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오더라도 '대통령을 위해서'라고 말해선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도 나 전 의원을 직격했다. 장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 전 의원을 향해 "마치 대통령을 위하는 척하는 위선적 태도에 대해서 더 이상 뭐라고 할 말이 없다"며 "오로지 자기 정치만 하는 사람이 가장 대통령을 위하는 것처럼 고고한 척하는, 친윤을 가장한 반윤 아니냐"고 비난했다.
이로써 나 전 의원이 차기 전당대회에 나오더라도 친윤계의 지지를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이 이른바 '윤심'(윤 대통령 의중) 후보로 불리는 김기현 의원을 상대하려면 당내 비윤계 및 수도권 후보들과의 연대가 필수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편, 나 전 의원은 현재 출마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12일 예정된 공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지방에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 "함부로 제 판단과 고민을 추측하고 곡해하는 이들에게 한 말씀 드린다. 당신들이 '진정으로'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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