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초간 수백명이 네 차례 넘어져… 피해자들 224∼560㎏ 압박 [특수본 ‘이태원 수사’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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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거리에 너무 많은 사람이 밀착해 자의로 거동하기 힘들어진 채 떠밀리다가 단 15초 동안 수백명이 4번에 걸쳐 넘어졌다.'
특수본의 자문 역할을 한 박준영 금오공대 교수(기계설계공학)는 "시뮬레이션 결과 양방향 통행 때는 구간 내 인원이 800명일 때부터 막힘이 발생하고 압사 발생 확률이 높아지지만, 일방통행일 경우 1000명까지도 막힘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양방향 통행을 사고 원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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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이상 저산소증 겪다 사망
일방 아닌 양방향 통행도 영향
‘좁은 거리에 너무 많은 사람이 밀착해 자의로 거동하기 힘들어진 채 떠밀리다가 단 15초 동안 수백명이 4번에 걸쳐 넘어졌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13일 발표한 이태원 압사 참사의 사고 원인은 이같이 요약된다. 특수본은 첫 번째 사람이 넘어진 지점부터 약 10m에 걸쳐 눌림과 끼임이 발생했고, 골목의 폭(3.2m)과 군집 밀도(㎡당 6∼10명)를 고려할 때 피해자들은 224∼560㎏의 힘을 받은 것으로 추정했다. 이 상태로 10분 이상 저산소증을 겪다가 뇌가 손상되는 뇌부종 또는 압착성 질식사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판단된다.
현장 폐쇄회로(CC) TV 영상에 따르면 참사 당일 오후 9시쯤부터 사람들이 스스로 움직임을 통제하지 못하는 ‘군중 유체화 현상’이 나타났다. 이때부터 오후 10시26분까지 ㎡당 최대 12.09명이 빽빽하게 들어섰다. 사고 발생 시점인 오후 10시15분 CCTV에는 갑자기 빠른 속도로 밀집된 군중이 떠내려오면서 여러 사람이 동시다발적으로 넘어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넘어진 사람 중 몇 분간 심한 압력을 받은 이들은 기절했고, 그렇게 빠진 공간으로 뒤쪽에 있던 사람들이 순차적으로 넘어진 것이다.
사고가 발생한 골목의 양방향 통행도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특수본의 자문 역할을 한 박준영 금오공대 교수(기계설계공학)는 “시뮬레이션 결과 양방향 통행 때는 구간 내 인원이 800명일 때부터 막힘이 발생하고 압사 발생 확률이 높아지지만, 일방통행일 경우 1000명까지도 막힘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양방향 통행을 사고 원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통행을 단방향으로만 바꿔도 밀집도를 크게 낮출 수 있었던 셈이다.
골목 곳곳이 불법 구조물, 내리막 경사인 점 등도 영향을 미쳤다. 특수본 관계자는 “불법 구조물이 설치된 지점의 폭이 3.615m까지 좁아져 인파 이동을 더욱 어렵게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사고 발생 골목은 가장 완만한 경사가 6.575도일 정도로 가파르고, 최초 사고 현장인 A주점 일대는 경사도가 8.847∼11.197도까지 올라간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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