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핵무장론' 시끌…백악관 "한반도 비핵화 원칙 불변"

조익신 기자 2023. 1. 1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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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을 우리 기업들의 기부금으로 해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죠. 일본 정부와 전범 기업들에게 사과를 받기는커녕, 면죄부만 주는 꼴이란 비판이 나왔는데요.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오늘(13일) "제3자 뇌물죄가 아닌가"라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관련 논란 커져가는 분위기인데요. 정치 인사이드에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 일본은 쏙 빠진 강제동원 해법?… 이재명, 굴욕외교 "제3자 뇌물죄" >

[서민정/외교부 아시아태평양 국장 (어제) : 핵심은 '어떤 법리를 택하냐'보다 '피해자들이 제3자를 통해서도 우선 판결금을 받으실 수 있다…']

정부가 일본은 쏙 빠진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해법을 제시했죠? 일본의 전범 기업 대신, 우리 정부가 배상에 나서겠다는 겁니다. 자금은 우리 기업들에게 기부를 받아 마련하겠다고 했는데요. 배상도 대신해주겠다니, 일본의 사과는 어불성설이겠죠?

[심규선/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이사장 (어제) : 최선의 방안은 일본 정부가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일본 기업이 배상하는 방안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힘들다는 것은 일본을 상대로 오랜 시간 싸워온 피해자분들께서 더 잘 알고 계셨습니다. 다음은 일본의 기업이 참여하고 사과하는 방안입니다. 이 또한 현재까지는 어려워 보입니다.]

강제동원 피해자들, 매국노냐? 강한 분노를 드러냈는데요. 일본의 책임을 완벽하게 면책시켜주는 방안이 아니냐는 겁니다. 더욱이 배상금은 어디까지나 수단일 뿐, 목적이 아니죠?

[양금덕/일본군 강제동원 피해자 (지난달 28일) : 잘못한 사람은 그 사람인데, 잘못한 사람들이 따로 있는데 내가 왜 우리 한국 사람한테 성가시게 해요. 나는 그런 뜻이고 절대 아무리 없이 살아도 그 사람들한테 사죄 받고 싶지, 어영부영 누가 돈 주고 그런 거 안 받아요.]

피해자들의 입장은 귓등으로 들은 걸까요? 우리 정부가 일본에 요구한 건, 선의에 기댄 호응 뿐이었습니다.

[심규선/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이사장 (어제) : 일본이 현재 한국 정부가 고려하고 있는 프로세스에 어떤 방식, 어떤 수준으로든 참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일본이 미래를 이야기하고자 한다면, 한국 정부의 노력에 반드시 호응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영환/민족문제연구소 대외홍보실장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한국 먼저 재원을 출자해서 드리고, 그다음에 일본의 기대를, 일본의 호응을 기대한다라고 하는 것은 너무 막연하기도 하고, 해외에 소녀상 하나도 설치 못하게 수상이 직접 막고 있는 그런 나라인데요.]

일본 정부, 이걸 호응이라고 해야할까요? 한국 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하겠다는 짧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마쓰노 히로카즈/일본 관방장관 : 우호협력 관계의 기반을 토대로 한·일 관계를 건전한 형태로 되돌리고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한국 정부와 긴밀히 의사소통하겠습니다.]

일본의 사과나 배상 참여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현지 언론에선 일본 기업이 기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보도도 있긴 했는데요. 기시다 내각, 직접 움직이긴 쉽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모든 배·보상은 끝났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죠. 자칫 성의 있는 호응이 민감한 역사 문제를 놓고 타협한 걸로 비춰진다면, 여론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 올봄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 지지율도 크게 떨어진 상태죠. 최근엔 일본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올해 상반기에 기시다 총리가 사퇴하길 바란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피해자들의 동의도, 일본 정부의 호응도 어려운 정부 배상안, 민주당에선 '굴종 외교'다, 강하게 날을 세웠는데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묵살하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사과해라, 책임져라' 이러고 있는데 옆에서 지갑을 꺼내 들고 피해자한테 '얼마 필요해?' 이렇게 말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얼마나 모욕적이겠습니까?]

이거야말로 제3자 뇌물죄 아니냐, 꼬집기도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우리 국내 기업들에게 국가가 할 일을 대신하라고 출연을 요구하면 이것이 지금 검찰이 억지를 쓰는 제3자 뇌물죄 아닙니까? 대놓고 그러겠다는 건가요? 아니면 문제가 없지만 차별적 법 적용을 하겠다는 뜻입니까?]

우리 정부가 굴종 외교라는 비판까지 들어가며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서두르는 이유, 한·미·일 삼각공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는데요. 최근 북핵 위협이 고조되면서, 일본과 손을 잡아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겁니다. 일본은 미국의 북한과 중국 견제에 보조를 맞추며 '찰떡 공조'를 선보이고 있죠. 미·일의 공동 대응에 우리나라도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습니다.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린 양국 간 외교·국방장관 안보협의회에선 한·미·일 삼각공조가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협의에 참여하지도 않았는데 말입니다.

[토니 블링컨/미 국무장관 (현지시간 지난 12일) : 지난 10월 북한은 일본 상공을 지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우리는 북한의 불법적이고 무모한 미사일 발사에 직면해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을 포함한 3국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한일관계 개선이 꼭 필요하다는 게 우리 정부의 판단인데요. 일본은 강제동원 배상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죠. 오는 5월 일본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일본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을 초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인데요. 강제동원 배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먼저 지켜보고, 최종 결정을 내릴 거란 현지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민심을 얻지 못한 채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한일관계 개선, 과연 얼마나 끈끈할까 싶습니다.

< 윤 대통령 이어 오세훈·홍준표도 "핵무장"… 백악관 "한반도 비핵화 원칙 불변" >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 (지난 11일) : 더 문제가 심각해져가지고 여기 대한민국에 전술핵 배치를 한다든지 우리 자신이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습니다.]

갑작스레 핵무장론을 꺼내든 윤석열 대통령, 과연 한미일 삼각공조에 도움이 될까 싶은데요. 전문가들 사이에선 기술적으론 "6개월 내에 시제품 생산도 가능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죠.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 평가입니다. 당장 미국의 한반도 비핵화 원칙과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자칫 북한에 핵개발 명분도 줄 수 있겠죠. 여기에 핵확산방지조약, NPT를 탈퇴해야 하는 국제정치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윤 대통령도 익히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2021년 9월 23일) : 자체 핵무장의 경우는 이 비확산 체제에 정면 위배되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가능성도 많이 있는데…]

당장 민주당에선 대통령의 말폭탄이 안보를 위태롭게 한다며 강하게 날을 세웠는데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안보를 책임져야 될 대통령께서 말폭탄으로 안보를 위태롭게 하고 있지 않나… 북한이 핵 무장을 시도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제재를 받았고 지금 쌀이 1년에 50만 톤 부족하냐, 100만 톤 부족하냐 하면서 식량난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한·미동맹에도 심각한 균열을 가져올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주제이고, 실현 가능성도 전혀 없는 사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방부는 정부가 NPT 체제를 준수한다는 대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진화에 나섰습니다. 북핵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단호한 의지를 천명한 것 뿐이란 겁니다.

[신범철/국방부 차관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대한민국 군통수권자로서 대한민국을 보호하기 위해서 모든 일을 할 수 있다 하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저는 그렇게 보고요. 윤석열 정부는 비핵화, 비확산에 있어서 만큼은 확실하게 지켜나갈 것이다… 만약에 최악의 상황은 항상 군사적으로 우리가 준비를 해야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군사적으로 최악의 상황은 준비해야 한다라? 어떤 상황을 말하는 걸까요?

[신범철/국방부 차관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북한의 핵위협이 현실화돼서 우리가 핵위협을 맞고 있는데 우리가 한·미동맹을 통해서, 그 확장억제를 통해서 그러한 상황은 오지 않겠지만 그런 상황이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고려할 수 있다는 가정의 가정에 가정을 더한 거기 때문에… {대통령의 발언이 가정의 가정에 가정에 기초해서 발언하시면 안 되죠.}]

실제로 미국의 '수동적 핵우산', 믿지 못하겠다는 분도 있죠. 오세훈 서울시장인데요. "우리와 미국이 같이 펴고 같이 쓸 수 있는 '능동적 핵우산' 전략이나, 독자적 핵무장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겁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미국이 참 한심하다"고 날을 세우기까지 했습니다. "30여년 전 버전인 한반도 비핵화 타령을 아직도 금과옥조처럼 읊고 있다"는 겁니다. "핵 균형만이 동북아 평화정착의 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독자적 핵무장론, 미국은 단호한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는데요.

[존 커비/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 (현지시간 지난 12일) : 미국은 여전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고, 바이든 대통령도 그렇습니다. 그건 변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정부는 핵무기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한·미는 공동으로 확장억제 능력의 개선으로 나아갈 겁니다.]

미국의 반대를 뚫고, 과연 독자적인 핵무장이 가능할까요?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이렇게 정리합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고농축 우라늄, 고농축 프로토늄 추출할 수 있습니까? 한·미원자력협정 위반입니다. 미국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핵 과학자들 소집해 '핵무기 제작하라' 이렇게 명령할 수 있겠습니까? 미국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자체 핵무장론은 사실상 한·미동맹을 깨자는 것이고, 사실상 반미투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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