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교섭', 韓 영화 활력 되길"…황정민·현빈·강기영, 민감한 소재 위 사명감
[텐아시아=강민경 기자]
배우 황정민, 현빈, 강기영이 목숨을 건 '교섭'에 나섰다. 임순례 감독은 절박하면서도 절실한 작품이라고 했다.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교섭'(감독 임순례)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시사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황정민, 현빈, 강기영, 임순례 감독이 참석했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교섭'은 최악의 피랍사건으로 탈레반의 인질이 된 한국인들을 구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 외교관과 현지 국정원 요원의 교섭 작전을 그린 영화.
임순례 감독은 '교섭'을 통해 사건의 자극성이 아닌 '구하러 간 사람들'의 직업인으로서의 사명감과 목숨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사투에 방점을 찍는다. 또한 인간애와 생명에 대한 존중이라는 임순례 감독 작품 세계를 한 단계 더 높고 넓은 주제 의식과 스케일을 선보인다. 특히 '교섭'은 2007년 있었던 '샘물교회 선교단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을 모티프로 했다.
이날 임순례 감독은 "이 사건이 어느 시각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굉장히 민감한 소재일 수 있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 처음에 주저했던 건 사실이다. 동일한 사건을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아프가니스탄이라는 나라가 미지의 땅, 탈레반이라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잔혹한 집단에 대한 우리가 그 사람들을 상대로 해서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켜서 한국으로 와야 하는 사명을 가진 좁게 말하면 수행해야 하는 공무원, 크게 말하면 국가의 책임에 관해 이야기를 풀어보면 한국에서도 기존에 다뤘던 것과 달리 이색적인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연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교섭'은 팬데믹 기간 중 한국 영화 최초로 요르단 로케이션을 떠난 작품. 임순례 감독은 "아프가니스탄은 이 사건이 나기 전까지만 해도 한국인들에게 낯선 나라였고, 저한테도 낯설었다.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아프가니스탄 역사, 정치 상황, 문화 등에 대해 공부 안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공부를 많이 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프가니스탄에서 촬영하는 게 불가능했다. 최대한 비슷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나라를 여러 군데 서치했다. 요르단은 아프가니스탄과 풍경적으로도 비슷하기도 하고 중동 지역에서 제일 안전한 나라였다. 할리우드랑 많은 영화를 찍어서 영화 산업에 대한 인프라도 갖춰져 있었다"고 말했다.
임순례 감독은 "여러 번 헌팅 거쳐서 최적지라고 생각했다. 영화에는 실제 아프가니스탄에서 찍은 풍경들이 있다. 인서트나 중간중간 등장하는 풍경을 제가 농담 삼아 '가서 찍을까?'라고 했는데, 스태프들이 살아 돌아올 수 없다고 하더라. 현지 촬영 스태프들 통해 받은 장면들과 사운드를 영화 안에 삽입했다"고 설명했다.
황정민은 "영화를 큰 관에서 오랜만에 보니까 감개무량하다는 단어가 떠오르더라. 임순례 감독님이 한다고 해서 무조건 한다고 했다. 감독님은 '와이키키 브라더스' 때 제가 영화를 할 수 있게 포문을 열어주신 분이라 '교섭'을 하자고 했을 때 무조건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황정민은 "대본 읽기도 전에 한다고 해서 민감한 부분에 대해 잘 모른다. 정재호는 허구의 인물이었다. 정재호 자체가 창작된 인물이라 나라의 대표 직함을 가지고 있으면서 사람을 구해내야 한다는 에너지를 관객에게 어떤 식으로 정확히 표현하는 게 중요한 부분이었다. 크게 작용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빈 역시 "저 또한 황정민 선배님과 비슷하다. '교섭'이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박대식이라는 인물도 허구의 인물이다"며 "사람이기 때문에 자국민을 구해야 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그거에 대해 생각하고 그 시선으로 바라봤다. 민감한 소재라고 해서 좌지우지하고 그런 건 없었다"고 말했다.
강기영은 "제가 무슨 복을 받았는지 '교섭'에서 카심 역을 맡게 됐는지, 임순례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말문을 열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앞에서 말씀을 다 했다. 시나리오 바탕으로 아주 요만큼의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창작된 카심이라는 인물의 매력이 크게 다가왔다"며 "배역을 포커스로 봤다. 현빈 형도 있었고, 황정민 선배님도 임순례도 있었다. 캐릭터 자체가 욕심이 났었다"고 했다.
황정민은 호흡을 맞춘 현빈에 대해 "친한 친구 같은 사이다. 친한 친구지만, 일로서 만났을 때는 색다름이 있더라. 분명히 기대했다. 그 기대를 훌륭하게 해내는 걸 봤다. 아시다시피 연기는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서로 에너지 주고받고, 더 커가는 느낌을 받아 너무 행복했다"며 "작업을 하면서 재밌었고 행복했었다. 또 하나는 더 조심스러운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친하니까 막 할 수 없다. 더 조심스럽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더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현빈은 "형이자 선배님과 같이 이번 작품을 하면서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웠다. 배우로서 배울 것들이 현장에 많았다. 저도 꽤 오랜 시간 연기자 생활하고 있지만, 생각 못한 부분들에 대해 참 많았구나 싶더라. 전에 선배님한테 '우리 꼭 다시 한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당시에 형한테 느꼈던 에너지나 시야들 등 (다른 작품에서) 여러 가지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만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고, 많이 배웠다"고 화답했다.
그뿐만 아니라 현빈은 "현장에서 말을 안 해도 의지할 수 있었다. 친하기 때문에 물론 형이 얘기한 것처럼 조심스러움도 있지만, 같이 연기할 때나 아이디어를 증폭시킬 수 있는 걸 만들어 나갈 때 편하고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때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강기영은 "'교섭' 개봉을 엄청나게 기다렸다. 상황이 어려운 영화 시장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 다시 한번 '교섭'을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했다. 현빈은 "1월에 우리 영화가 포문을 열었는데, 기영 씨가 이야기 한 거처럼 우리 영화를 시작으로 다운돼 있는 한국 영화가 다시 번창할 수 있고 많은 관객이 극장에 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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