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검찰 리스크·영수회담' 두고 여야 격돌…극한 대치

박준우 기자 2023. 1. 1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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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을 두고 여야가 오늘(13일)도 설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사법리스크가 아니고 검찰 리스크"다, "영수회담 제안" 등을 놓고서 공방이 한창이죠. 여당은 이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을 시선 돌리기 전략으로 보고 있는데요. 야당은 '이재명 리스크는 없다'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 간략히 정리해보면 이 대표가 2개의 안건을 던진 셈인데요. 이 안건을 둘러싸고 여야 간 2곳의 전장이 형성됐습니다. 여야가 열띤 맞짱토론을 벌이고 있는데요. 먼저 첫 번째 안건, '검찰 리스크'부터 '줌 인'해보겠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가급적이면 '사법리스크'가 아니라 '검찰리스크'라고 말씀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잘못한 일이 없기 때문에 조사에 임했지만 검찰의 이러한 요구들은 매우 부당하고 옳지 않은 처사다. (검찰이) 수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를 하는 상황이라는 점들을 여러분께서도 고려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 대신 검찰 리스크란 표현을 써달라고 주문했죠. 자신이 사법적으로 잘못을 저지른 게 없음에도 검찰이 조작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항변인데요. 이 발언을 두고 여당은 공격, 야당은 수비를 펼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일개 범죄 혐의자의 처절한 '방탄쇼'"라는 입장인데요.

[영화 '해바라기' : 사람이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는 게 세상 이치라더라.]

주호영 원내대표, 고사성어를 동원했습니다. '일언부중 천어무용(一言不中 千語無用)', 한 마디 말이 맞지 않으면 천 마디가 소용이 없다는 의미인데요. 한 마디로 '검찰 리스크'란 표현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역프레임이고 어불성설이란 건데요. 말장난 치지 말고 의혹부터 자세히 해명하라고 쏘아붙였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그냥 '정치 탄압이다, 사법리스크다, 무슨 검찰리스크다' 이렇게 해서 넘어갈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딴청 부리듯이 저런 이야기를 하니까, 그 이목을 딴 데 돌리기 위해 저러는가 싶기도 하고 감동도 없고 어제 언론에서 논평을 해달라고 하는데 별로 할 것이 없었습니다.]

애초 대장동 의혹을 처음 제기한 건 여당이 아니라 야당이었다는 점도 짚었는데요.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 때 내부에서 나온 의혹이란 겁니다. 특히 대표 개인을 위해 당을 방탄 삼지 말라고 꼬집었습니다.

[송언석/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 수사당국은 지난해 대통령 경선 당시 민주당에서 제기된 문제 제기에 따라서 법과 원칙에 따라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고, 이것은 모두 이재명 개인의 비리에 대한 수사일 뿐이지, 야당인 민주당 수사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들입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을 벼랑 끝으로 밀며 자신의 방패막이가 되라고 강요하는 것을 이제 그만 멈추고, 정정당당하게 수사와 재판에 임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할 것입니다.]

야당은 철벽 방어에 나섰습니다. 이 대표의 호위무사로 꼽히는 2인방이죠. 김남국 의원과 정청래 의원인데요. 김 의원은 대장동 수사에서 이 대표가 공범이란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고 맞섰습니다. 검찰이 소환 조사를 할 명분이 없다고 반발했는데요.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대장동과 관련돼서는 이재명 공범관계 자체가 아예 나오지 않은 그런 상황입니다. 대장동으로 소환할 것처럼 했다가 결국에는 공범관계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사실관계나 진술이 아예 안 나오니까 갑자기 틀어가지고 뜬금없이 성남FC 건으로 소환조사를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정 의원도 "이재명 리스크는 없다"를 외쳤습니다. 검찰이 죽은 사건을 다시 들추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성남FC도 경찰이 무혐의 처분한 사건을, 죽은 사건 다시 되돌려서, 죽은 사건으로 다시 흉기를 만들고 있는 것 아닙니까. 예전 정치적 관례라면 대선 이후에 고소·고발 다 취하하는 그 정도의 사건인 거죠.]

여기에 우상호 의원도 힘을 실었습니다. 대장동이나 변호사비 대납이나 모두 이 대표가 직접 연루된 명백한 증거가 하나도 없다고 봤는데요. 정치적 의도가 다분한 '답정너' 수사라는 시각입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제가 다 들여다봤는데 대장동, 백현동 관련해서는 이재명 대표가 금품을 수수한 의혹이 전혀 없습니다. {그럼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것도 이미 무혐의 난 겁니다. 지금 무혐의 난 것들을 자꾸 되살리는 거거든요. 명백한 증거를 토대로 한 혐의 입증을 하지 않은 채로 자꾸 불러대니까 저희가 볼 때는 이거는 야당 대표를 욕보이려고 하는 정치적 의도가 강하다, 이렇게 보는 것이죠.]

물론 야당 내부에도 이견은 있습니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 '개딸'들에게 수박으로 찍힌 분이죠.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저는 이재명도 살고 민주당도 살려면 사법리스크에 대해서는 분리 대응하고 또 방탄 프레임을 벗어나야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이미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정진상, 김용 두 분도 당직자였는데 그분들은 사퇴를 통해서 당과의 일정한 거리두기와 이런 걸 한 거거든요.]

박 의원, 이 대표가 당과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최측근들도 자진해서 사퇴한 마당에 이 대표만 홀로 버티면서 당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박 의원은 지난해 당 대표 경선에서 쟁점이었던 '당헌 80조'도 다시 언급했는데요. 당헌80조는 '부정부패 관련 혐의로 기소될 경우 기소와 동시에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한다'는 내용이죠. 민주당은 지난해 8월, 당헌 80조에 단서 조항을 달았는데요. 3항을 통해 정치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당무위원회에서 달리 판단해 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한 겁니다. 당무위원회에선 당 대표가 의장을 맡는데요. 당시 셀프 방탄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던 바 있습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개인의 사법리스크의 불길이 당으로 옮겨붙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안전장치가 바로 당헌 80조거든요. '이건 그냥 야당 탄압이야'라고만 계속 반복하면서 가는 거, 더 센 목소리로만 얘기하는 것으로는 이 검찰의 야당 탄압, 정적 제거를 위한 이 수사가 분쇄되는 게 아니에요.]

매번 싫은 소리를 하는 박 의원을 향한 성토도 쏟아졌는데요. 정청래 의원은 수박 대신 새로운 별칭을 들고 나왔습니다. 박 의원을 겨냥해 늘 거꾸로 가는 '청개구리'라고 깎아내렸는데요.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당내 일부 청개구리들이 있어요. 근데 그분들이 계속 개굴개굴 운다고 비가 계속 오는 건 아니죠. 비는 멈추게 돼 있고 햇살은 들게 돼 있어요. {청개구리입니까, 그분들이.} 무슨 일만 있으면 거꾸로 가는 분들 아닙니까. 제가 보면 두세 명 정도죠.]

정 의원은 박 의원 등 비명계 일부가 보수 언론과 호흡을 맞춘다고 불만을 드러냈는데요. 청개구리가 소수임에도 유독 커 보이는 이유, 보도의 불균형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두세 명 정도가 커 보이는 건 뭐냐면 이분들은 OEM 방식으로 발언하는 것 같아요, 조선일보가 원하는 대로. 예를 들면, 그러면 그분들이 얘기하면 마치 5대 5처럼 비치는 거예요. 이것도 불균형이죠, 언론보도가. 그런데 청개구리처럼 반대로 얘기하는 사람들 얘기가 마치 전부인 것처럼 포털에 다 걸리지 않습니까.]

이 대표가 내놓은 2번째 안건으로 가볼까요. '영수회담'인데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집권 이후 8개월이 넘도록 야당 대표와 대화하지 않은 유일한 정부라는 지적까지 받고 있습니다. 말로는 협치를 내세우면서 권력기관을 동원한 야당 파괴, 정적 죽이기에 골몰했습니다. 이중플레이로 국민을 속여온 것입니다.]

이 대표, 대통령발 선거구제 개혁 논의에 동참할 뜻을 밝히면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을 거듭 요구했습니다. 다만 분위기는 영수회담이 아니라 결투 신청에 가까웠습니다. 일단 대통령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는데요. "언제나 열려 있지만, 국회 상황 등 제반 여건들을 고려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죠. 대통령실의 신호에 발 맞춰 이번엔 여야가 공수를 교대했습니다. 여당은 "피의자와 영수회담을 할 이유가 있냐"며 방어에 나섰는데요.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사과나 반성은 일체 없이 한가한 기자회견을 한 것이 아니냐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대통령이 지금 범죄 피의자와 면담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어제) : 영수라는 말도 맞지 않은 아주 옛날 이야기이고 그다음에 지금 시기도 맞지 않은 거 같습니다. 우선 본인의 사법적인 문제부터 다 처리하고 나서 하는 것이 맞을 거 같고…]

이 건을 두고는 야당의 공격력이 돋보였습니다. 김남국 의원, 김건희 여사와도 같이 사는데 이 대표를 못 만날 이유는 없다고 비꼬았는데요.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더 중범죄자라고 지금 받고 있는 김건희 여사와 함께 살고 있잖아요. 그런데 또 '그것 때문에 안 만난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알겠습니다. 아니, 아직 그런데 김건희 여사는 피의자 신분은 아니니까.} 피의자 신분이지요. 수사 대상에 올라와 있는데, 고발되어 가지고 수사 대상에 올라 있는데…]

국지 도발도 감행했는데요. 윤 대통령이 영수회담을 꺼리는 이유, 이 대표를 만나면 밑천이 드러날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추측했습니다.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아마 만나서 이야기를 하면 실력이 금방 드러나고, 일천하고 그래서 금방 드러나기 때문에 그런 어떤 자신감 부족 때문에 야당 대표 만나는 것 꺼리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좀 듭니다.]

윤 대통령이 검찰 출신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는데요. 대화 단절이 검사들의 전형적인 특성이라는 겁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앞으로도 안 만날 거예요. 저분은 불편한 사람은, 자기가 불편한 사람을 만나서 대화하는 걸 힘들어하시는 모양이에요, 제가 볼 때는. 윤석열 대통령의 스타일 같아요. 소통과 대화가 부재한 전형적인 검찰 출신의 그 한계를 보여주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자, 오늘은 이재명 대표가 던진 안건 2개에 '줌 인'해봤는데요. 당분간 이 대표에 관해서라면 여야 간 한치 양보 없는 극한 대치가 계속될 것 같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드라마 속 대사로 정리합니다.

[넷플릭스 '마이 네임' : 이건 중간에 멈출 수 있는 그런 게 아니야. 둘 중 하나가 죽어야 끝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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