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케이션이 일자리를 만든다고? .. "한두 시간만 일해도 충분"

제주방송 김지훈 2023. 1. 1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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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쉬면서 일은 1~2시간.. 워케이션 "만족도 높아"
전 팀원, 워케이션 참여.. 일자리 플랫폼 구도 변화 주목
"전국민 협업 플랫폼 실현 목표".. 제주 구심점 역할 기대


끝날 듯 이어지는 코로나19 여파 속에, 새로운 기업문화 트렌드로 떠오른 것 중 하나가 '워케이션'(Work+Vacation. ‘일’과 ‘휴가’를 병행하는 근무형태)입니다.

'포스트'다 '위드'코로나에 이어 팬데믹(대유행)이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되면서도 제법 재택근무를 이어가는 기업이 적잖은데다, 지자체 등도 워케이션 활성화를 지상과제로 두고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제주를 구심점으로 한 스타트업들의 워케이션 연계 모델이 위기 속, 새로운 성장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 J-스타트업 참여 스타트업, 이벤트 과제로 성과

지난해 제주관광공사의 제주 기반 관광 스타트업 발굴 프로젝트인 '2022 도전! J-스타트업'에 참여해, 워케이션과 연계한 ‘디지털 노마드’로 살기 위한 제주 긱잡(Gig Job. 필요할 때마다 계약직이나 임시직 등을 섭외해 일을 맡기는 일) 매칭 플랫폼 사업을 신청한 한 스타트업의 이야기입니다.

'J-스타트업'은 제주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가 함께 운영하는 관광 스타트업 육성사업으로 급변하는 여행 트렌드에 발맞춰 다양한 관광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제주관광 미래를 주도할 새로운 관광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추진 중인 사업입니다.

실시간 긱워커 플랫폼 스타트업인 '이지태스크'는 워케이션 이벤트를 통해 새로운 고용 창출 효과와 일자리의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전혜진 대표는 "시간제 사무보조(긱워커)는 고객만큼이나 소중한 존재"라며 "행복한 에너지가 기업 내에서 맴돌 수 있도록 시간제 사무보조(긱워커)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차에 지난해 여름 '제주 워케이션 이벤트'를 진행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습니다.


■ 워케이션 이벤트 '디지털 노마드 체험'.. '긱잡' 가능성 타진

제주 워케이션 이벤트는 여행하면서 디지털 노마드 체험을 하고 싶은 회원을 선착순 100명 모집해, 여행기간 중에 2시간 정도 일을 하면 해당하는 시간만큼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9월 한 달 진행했습니다.

제주도 지역 상품권이나 인기 카페 이용권 등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병행했습니다.

업무는 문서 작업이나 시장(자료)조사, 디자인 등등으로, 이벤트 이후에 이지태스크 자체 설문조사 결과 참가자의 93.9%가 '일이 있다면 제주에 더 머물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일과 쉼을 실현하면서 동시에, 최소한의 생계(체류 비용)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는데서 일정 수준의 일자리로서 전망과 실현 가능성을 엿본 셈입니다.

이지태스크는 앞으로 제주 지역내 커피숍이나 코워킹스페이스, 숙소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할인과 제휴 서비스 제공에 나설 계획입니다.

■ 전 팀원 제주 워케이션 참여.. "만족도 높아, 범위 확대"

더불어 이지태스크 팀원 모두, 제주 워케이션을 다녀왔고 항공비와 숙소비 지원을 받았습니다.

잠시 사무실을 벗어나 제주도 환경 속에서 근무하면서 업무 효율성을 높였고, 사기 진작에도 보탬이 됐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주 워케이션 반응을 토대로 이지태스크팀은 태백, 삼척, 대구, 부산 등 국내와 발리, 핀란드 등 해외로 워케이션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지태스크 관계자는 "워케이션으로 인해 일과 삶이 분리되는게 아니라 '공존' 할 수 있다는 것을  조직원 스스로 체험하는 기회가 됐다"며 "일과 노는 것 모두 잘하는 이른바 '일잘러' 고객처럼 직원들도 '워라하'(Work-life harmony), '워라인'(Work-life integration)을 실현하는 셈"이라고 전했습니다.


■ "새로운 인간 관계 형성 등 도움"

이같은 워케이션은 새로운 관계망 형성에도 보탬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지태스크의 박지현 총괄매니저의 경우 워케이션 이벤트 참여를 시작으로 마케팅팀과 주 2회 2시간씩 정기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제주 거주 시간제 사무보조(긱워커) 참가자와 교류를 갖고,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박 총괄매니저는 "쉴 때도 일 생각을 놓치 못해 일이나 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며 "제주 워케이션을 통해 오히려 일과 쉼을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자신을 압박한다는 걸 알게 됐다. 보다 유연하게 일과 쉼을 바라보자는 시각과 사고를 갖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 "제주는 구심점".. 글로벌 네트워크 플랫폼 구축 목표

이같은 업무 방식은 현 고용시장의 구조 속, 급변하는 일자리 구도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잖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계약직 → 긱워커 → 대중'으로 변화하는 일자리 생태계(딜로이트 컨설팅 그룹, 2019)의 향방과 어느 정도 맞물리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지태스크 측은 "지리적 한계는 일자리 미스매칭을 심화시키는 요소"라며 "같은 서울에서도 출·퇴근 거리에 따라 사람을 구할수 ‘있고 없고’의 차이가 생긴다"고 봤습니다.

이에 따라 "지방에 머물고 싶어도 머물기가 힘든게, 결국 이같은 미스매칭 문제가 심화되는 양상 때문"이라며 "대중이 참여하는 전국민 협업 플랫폼을 꿈꾸면서, 이를 실현하는데서 해법을 찾아보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나아가 "비싼 집값을 부담하기보다 마음껏 여행하면서 지방 소멸을 막고 관광을 할 수 있는 여력을 키울 수 있도록 온라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 환경 거점을 조성하는데 역량을 모아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지태스크는 지난해 'J-스타트업 데모데이'에서 관광 기업의 고정비 부담을 덜고 긱워커의 워케이션 효용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제주 한 달 살기를 즐기며 단기적으로 일을 하는 방식의 서비스를 운영해 ‘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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