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수사 성역 없다더니…윗선 겨누지도 못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해 10월29일 희생자 159명을 낸 이태원 참사 원인과 책임 규명에 나선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73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했다.
이태원 참사 나흘 뒤인 지난해 11월2일 501명 규모로 출범한 특수본은 경찰 등 공무원과 목격자 등 사건 관계자 538명을 조사했으며, 경찰청·용산구청 등 60여곳을 압수수색해 증거자료 14만여점을 확보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29일 희생자 159명을 낸 이태원 참사 원인과 책임 규명에 나선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73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했다. 출범 당시 “성역 없는 수사”를 공언했지만, 결국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윗선’에 책임을 묻지 못한 채 검찰에 공을 넘겼다.
특수본은 13일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이태원 사고 수사 결과’ 브리핑을 열어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6명을 구속 송치하고,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 17명을 불구속 송치하는 등 23명을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 나흘 뒤인 지난해 11월2일 501명 규모로 출범한 특수본은 경찰 등 공무원과 목격자 등 사건 관계자 538명을 조사했으며, 경찰청·용산구청 등 60여곳을 압수수색해 증거자료 14만여점을 확보했다.
특수본은 성수대교 붕괴 사고,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등 대형 재난 수사에 활용된 ‘과실범의 공동정범’으로 법리를 구성했다. 각 기관들의 과실이 중첩돼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보고 공무원들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의 공동정범으로 묶은 것이다. “중대한 결과 발생에 대한 처벌의 사각지대를 좁힌다”는 게 특수본 설명에 따라, 광범위한 책임자 처벌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정작 수사 중반에 핵심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되면서 수사 동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특수본은 지난해 11월30일 핵심 피의자인 이임재 전 용산서장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치안종합상황실장에 대한 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받는 박성민 전 서울청 정보부장 등 경찰 정보라인에 대한 영장은 발부받았지만, 정작 참사 대응 미비를 뜻하는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입증하는 데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특수본은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지난달 23일에서야 영장 재신청을 통해 이들의 신병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미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뒤였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지난달 28일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하며 사실상 반려하면서, 구조당국의 책임에 대한 수사도 확대되지 못했다. 경찰은 결국 최 서장을 불구속 송치했다.
이에 따라 특수본의 칼끝은 결국 용산경찰서·구청·소방서, 이태원역과 서울청 정보·경비부 정도만 맴돌았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불송치(각하) 처분됐으며, 경찰 조직의 수장 윤희근 경찰청장은 입건 전 조사(내사) 종결 처분됐다. 이들은 출석 조사는 물론, 서면 조사조차 받지 않았다. 특수본은 “행안부, 경찰청 등 기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 수사는 ‘윗선’을 겨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검찰은 앞서 지난 10일 특수본 수사가 종료되기도 전에 경찰청·서울경찰청·용산구청 등 10곳을 대상으로 동시에 고강도 압수수색에 나선 바 있다. 이날 오전 10시 피해자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한 이정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는 “참사의 책임이 용산구청장이나 용산서장 선에서 마무리되기에는 많은 인명이 사망한 부분을 (설명하기에) 굉장히 미진하다”며 “많은 사람이 구조 요청을 했는데 응급한 상황을 전달받고도 상부에서 묵살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속보] 윤 대통령, 나경원 해임…사표 수리 대신 ‘중징계’
- 국민 10명 중 2명은 ‘숨은 감염자’…“3개월 지나면 항체도 급감”
- “고은 복귀는 ‘문단 카르텔’ 작동 결과…패소에도 여전히 당당”
- “톰 브라운 ‘4선 줄무늬’, 아디다스 표절 아니다”
- 새해에도 금리인상…이창용, 추가 인상 가능성 열어 둬
- 태백서 혹한기 훈련 중 이병 숨져…한 총리 “철저하게 조사”
- 강원 산지 ‘최대 70㎝’ 폭설…수도권은 눈 · 비 오락가락
- [영상] 이태원 그날 그 골목…‘군중 유체화’ 현상에 560kg 압력도
- 김만배·권순일 재판거래 의혹 재점화…‘50억 클럽’ 수면 위로
- 유승민 “이태원 참사, ‘높은 분들’은 모두 무혐의…이게 정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