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학 관계도'엔 처음부터 정진상·김용·Lee...천화동인 주인은 일단 유동규
정영학, 녹취 내용 요약해 '사건 관계도' 첨부
'유동규 → 정진상·김용 → Lee' 메모도
정영학 "Lee는 이재명…측근들은 김만배 의형제"
[앵커]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가 대장동 수사의 시발점이 된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 천3백여 쪽을 온라인에 공개했습니다.
정 회계사가 직접 그린 사건 관계도엔 처음부터 이재명 민주당 대표 측이 한 축으로 등장하지만, 논란이 됐던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는 일단 유동규 전 본부장이라고 돼 있습니다.
나혜인 기자입니다.
[기자]
정영학 회계사가 재작년 9월 검찰에 제출한 대장동 사건 관계도입니다.
개발사업을 준비하던 2012년부터 2014년 사이 민간업자들과 나눈 대화 녹취 내용을 요약한 건데, 김만배 씨와 유동규 전 본부장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로비 관계를 적어뒀습니다.
오른쪽 위엔 영어로 'Lee'라는 글자가, 바로 아래 '캠프'라고 적힌 상자엔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이름이 보입니다.
유 전 본부장에서 출발한 화살표가 '캠프'를 거쳐 'Lee'를 향하는데, 정 회계사는 최근 재판에서 'Lee'는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대표라고 증언했습니다.
정 회계사는 유 전 본부장과 김만배 씨를 이 대표 측근 두 명과 의형제 관계로 묶었습니다.
2014년 6월 남욱 변호사는 김 씨가 이들과 의형제를 맺은 날, 처음으로 대장동 얘기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박영수 고검장이 일 좀 도와주라고 해서 이화영, 김태년 의원에게 얘기했지만 잘 안됐다고 했더니, 정진상 실장이 "전반기에 다 끝내야죠"라고 답했다고 김 씨의 말을 전했습니다.
녹취록엔 유 전 본부장이 남 변호사 측에 집요하게 돈을 요구했던 정황도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은 자신이 다 해결할 수 있고, 너희 마음대로 되도록 시장님을 설득할 테니 돈을 만들어 달라는 유 전 본부장의 말에 수시로 돈을 마련했습니다.
돈 받는 걸 시장실이 있는 2층이 알아선 안 된다는 말도 했다고 했지만, 건넨 돈을 술집 바로 옆방에서 다른 누군가에게 준 것 같다는 얘기도 정 회계사에게 털어놨습니다.
아직 규명되지 않은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는 일단 '정영학 녹취록'에선 유 전 본부장으로 돼 있습니다.
재작년 초 김만배 씨는 유 전 본부장이 이번엔 떼돈을 요구하고 있다며, 대선 전에 큰돈이 움직이면 남들이 볼 거라고 걱정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에겐 "너는 부패 공무원이니 이재명이 대통령 돼도 권력기관에 가지 말라"고 했다며, "저러다가 죽는다, 몰살할 거다"라는 표현도 썼습니다.
이런 말들을 단서로 시작된 검찰 수사는 1년여 만에, '유동규 윗선'인 정진상·김용의 뇌물 혐의를 밝혀냈고 이제 이재명 대표를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YTN 나혜인입니다.
YTN 나혜인 (nahi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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