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방 하루 앞둔 윤 대통령, 경제외교 성과·설 민심·순방 리스크 관리 ‘시험대’
윤석열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스위스 순방을 하루 앞둔 13일 공식 행보를 자제한 채 순방 대비에 집중했다. 나경원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등에서 해임하며 논란도 정리했다. ‘경제 외교’를 전면에 내세운 만큼 실질적인 경제협력 성과, 설 현휴 직전 민심에 소구할 메시지, ‘순방 리스크’ 관리 등이 과제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오는 14일 오전 UAE로 출국해 3박4일 동안 국빈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이후 17일 스위스로 이동해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 등에 참석한 뒤 21일 귀국한다.
순방 최대 과제는 목표한 ‘경제 외교’ 성과를 얼마나 이끌어내느냐다. 윤 대통령이 외교 중점을 경제에 두고 복합위기를 수출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올해 첫 순방이 정부 외교 방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의 전체 기조를 경제 외교에 맞췄다. 취임 후 첫 중동 지역 방문지로 UAE를 택한 것은 “외교의 초점을 경제 활성화와 수출 확대에 맞추고자 하는 윤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김성한 국가안보실장)라고 했고, 2개국 순방의 핵심 의의 중 하나로 “정상 경제 외교를 통한 투자유치”(최상목 경제수석)를 꼽았다. 대통령실이 밝힌 UAE와의 다양한 양해각서(MOU) 체결, 국부펀드 협력 등의 규모와 내용이 경제 외교 성과를 가늠하는 지표로 작용할 예정이다. 다보스 포럼 참석 역시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과 만나 한국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는 등 ‘정상 세일즈 외교’에 방점을 찍고 있다.
윤 대통령은 순방을 마친 뒤 설 연휴가 시작되는 오는 21일 귀국한다. 대통설 연휴 민심 행보 역시 순방 성과와 연결될 수밖에 없는 일정이다. 이번은 윤 대통령령 취임 뒤 처음으로 맞는 설 연휴다. 통상 역대 대통령들은 연휴를 앞두고 민심 행보를 펴왔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최근 5주간 상승세를 이어오다 상승폭이 주춤한 상태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전국 성인 1002명에게 물어 이날 발표한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은 전주보다 2%포인트 하락한 35%를 기록했다. 5주 연속 상승세가 한풀 꺾여 지지율이 하락한 반면 부정평가는 3%포인트(57%) 올랐다. 순방 성과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상승 국면을 만들어갈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윤 대통령은 주요 국정과제로 내세운 ‘3대 개혁’ 등을 여론의 지지 없이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통령실은 순방의 경제적 성과를 적극 부각하는 방식으로 민심에 소구할 것으로 보인다.
‘순방 리스크’ 관리도 과제로 꼽힌다. 이번은 윤 대통령 취임 후 네 번째 순방이다. 앞선 세 차례의 순방은 각종 논란이 따라붙으면서 순방 자체보다 논란이 조명받는 상황이 반복됐다. 지난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 때는 전용기 민간인 동행 논란이, 지난 9월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때는 ‘바이든-날리면’ 발언 논란 등이 정국을 흔들었다. 지난 11월 동남아 순방 때는 ‘바이든-날리면’ 발언 논란을 문제 삼아 특정 언론사를 전용기 탑승에서 배제하면서 출발 전부터 논란이 번졌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에선 MBC 기자의 탑승을 배제하지 않기로 전날 결정했다. 외교 성과가 부각돼야 하는 순방길에 추가적인 언론관 논란이 확산하는 것을 경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인용된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9.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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