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 띄운 '30조 추경론'… 여권 반대로 논의는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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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조 원 규모의 '긴급 민생 프로젝트' 추진을 정부에 제안하며 국면 전환에 나섰지만 관련 논의는 먹구름이 예상된다.
이 대표는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부에 △전월세 보증금 이자 지원 △저신용자의 제도권 신용대출을 위한 보증 지원 △미분양 주택 매입을 통한 공공임대 확대 등이 담긴 '긴급 민생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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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요건 해당할지도 논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조 원 규모의 '긴급 민생 프로젝트' 추진을 정부에 제안하며 국면 전환에 나섰지만 관련 논의는 먹구름이 예상된다. 이번 정책 제안이 실현되려면 추가경정예산이 필요한데, 키를 쥐고 있는 여당과 정부가 이구동성으로 부정적인 견해를 표출하고 있어서다.
이 대표는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부에 △전월세 보증금 이자 지원 △저신용자의 제도권 신용대출을 위한 보증 지원 △미분양 주택 매입을 통한 공공임대 확대 등이 담긴 '긴급 민생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이를 위한 재원은 30조 원으로 추정됐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문에서 '기본 사회', 4년제 중임제 개헌 요구 등 주요 어젠다보다 먼저 '긴급 민생 프로젝트'를 언급할 만큼 민생정당 대표로서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공을 들였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즉각 이 대표의 제안을 일축했다. 류성걸 국민의힘 경제안정특별위원회 위원장은 1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가 어떤 방식으로 30조 원의 재원을 마련할지에 대해서 전혀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데, 결국 국가 빚을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국가채무가 442조 원 늘어난 상황에서 포퓰리즘적 발표는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추경은 현재로서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30조 원 추경론이 힘을 받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올해 예산안이 막 집행되기 시작한 연초에 띄워졌다는 점도 거론된다. 여야가 불과 20여 일 전에 638조7,000억 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에 극적 합의한 상황에서 곧바로 추경을 논의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연초에는 연간 추가 세수가 얼마나 될지 파악이 불가능해 추경 재원을 가늠하기 어렵고, 재정건전성 확보를 중시하는 윤석열 정부가 추경을 위해 국채를 발행할 가능성도 낮다.
'긴급 민생 프로젝트' 추진 배경이 추경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전날 이 대표는 30조 원 국가 재정의 투입 근거로 △치솟은 물가와 은행 빚 △무역적자·일자리 증가폭의 감소 등 어두운 경제지표 △한반도 군사적 긴장의 고조에 따른 경제 부담 등을 언급했다. 현행 국가재정법은 경기침체나 대량실업 등 대내외 여건의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 한해 추경 편성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경제 상황과 재정 상태를 봐가며 늦지 않게 추경을 검토할 필요도 있다"(김태호 의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만큼, 민생 위기가 심화하면 추경 논의가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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