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나경원 저출산위·기후대사 동시 해임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거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13일 단양 구인사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인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건희 여사와 함께 방문한 적이 있는 사찰이어서 나 전 의원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조용한 사색의 시간을 가지러 떠나겠다. 고민이 길어지는 점에 대해 무척 송구하다"고 적은 직후 충북 단양의 천태종 총본산 구인사를 찾아 총무원장 무원스님과 회동했다. 무원스님은 나 전 의원에게 "열심히 살다보면 욕심을 부려 본연의 길을 잃을 때가 많다"며 "고요히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면 가야할 길이 보일 것"이라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 전 의원은 "스님 말씀처럼 시간적 여유를 갖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겠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1년 12월 구인사를 방문해 "상생과 화합의 지혜를 발휘해 국민통합의 정치를 펴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해 대선이 끝난 직후 부인 김건희 여사가 구인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의 구인사 방문에는 천태종 총무부장 갈수 스님과 윤종필 전 의원, 정양석 전 의원, 김민수 혁신위원 등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서면 사직서를 제출하고 SNS를 통해 당내 친윤계 의원들을 향해 "당신들이 진정으로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거를 놓고 김기현 의원이 친윤계 단일후보로 정리되는 분위기 속에서 "나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 의중에 반하는 것"이라는 당 일각의 주장에 반발한 것이다.
나 전 의원은 SNS에 "바람에 나무가 흔들려도 숲은 그 자리를 지키고, 바위가 강줄기를 막아도 강물은 바다로 흘러간다"며 "잠깐의 혼란과 소음이 역사의 자명한 순리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썼다.
나 전 의원의 한 측근은 "당내에서 당대표 출마하려면 정무직은 내려놓으라 하질 않았느냐"며 "지금 이 시점에 나 대표가 불출마하려고 사직서를 제출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마 의지를 보인 것이란 취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화사회 부위원장과 기후대사직에서 해임했다. 이 자리에는 김영미 저출산고령화사회 상임위원과 조흥식 서울대 로스쿨 교수를 각각 내정했다.
나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서 돌아오는 21일 이후에야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순방 도중 출마 선언을 할 경우 대통령 부재를 틈타 각을 세우는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희래 기자 /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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