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세진 플랫폼 독점 심사지침에 업계 "국내 산업 위축 우려"

김성현 기자 2023. 1. 1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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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쿠배당토(네이버·카카오·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 등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의 시장 독점 행위 기준을 강화하고 위법 행태를 예방하고자 규제당국에서 내놓은 심사지침을 놓고, 국내 플랫폼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에 대한 심사지침'을 제정, 지난 12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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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변화 흐름 정확히 읽고 신중히 적용해야"

(지디넷코리아=김성현 기자)‘네카쿠배당토(네이버·카카오·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 등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의 시장 독점 행위 기준을 강화하고 위법 행태를 예방하고자 규제당국에서 내놓은 심사지침을 놓고, 국내 플랫폼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에 대한 심사지침’을 제정, 지난 12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를 명확히 규정하고 남용행위를 유형별로 구체화해 플랫폼 내 공정한 거래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게 심사지침 골자다.

내용은 이렇다. 매출이나 시장 점유율 기반으로 시장 지배적 사업자를 추정해온 전통 산업과 달리, 급변하는 플랫폼 산업에 맞게 서비스가 이용자 편익에 끼치는 영향력과 이용자수(빈도), 데이터 수집 능력 등을 고려해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가령 A 사업자가 시장 경쟁을 제한하더라도,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B가 얻는 효용이 크다면 이를 비교해 위법 행위를 따져본다는 얘기다. 유성욱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정량적인 분석을 통해 위법성을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해외 사업자가 국외에서 한 행위라도,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심사지침이 적용된다. 무료 서비스 역시 플랫폼 사업자와 이용자 간 거래가 발생할 때 관련 시장을 획정할 수 있다. 무료 서비스라도 광고 등으로 수익을 창출한다면, 독점 행위로 제재할 수 있단 의미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경쟁을 제한하는 주요 유형을 크게 ▲경쟁 플랫폼과 거래를 제한하는 '멀티호밍 제한' ▲경쟁 플랫폼 대비 자사 거래조건을 더 유리하게 적용해달라는 '최혜대우 요구' ▲자사 상품·서비스를 경쟁 플랫폼보다 우대하는 '자사우대' ▲다른 상품·서비스를 함께 거래하도록 강제하는 '끼워팔기' 네 가지로 공정위는 정했다.

"플랫폼 시장 변화 정확히 읽고, 신중히 적용해야"

그러나 플랫폼 업계는 심사지침이 산업 성장에 제동을 건 동시에, 혁신 기업 출연을 가로막을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다. 특히 대규모 플랫폼 기업들과 상생 관계를 구축해 시장 파이를 키워가는 스타트업들이, 외형 확장과 비즈니스모델(BM)을 만드는 과정에서 움츠러들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공정위 역시 이 부분을 인지하는 모양새다. 작년 초 행정예고 당시 명시한 불공정거래 행위 제재 기준이 이번 심사지침에서 빠진 데 대해, 유성욱 국장은 “(불공정행위) 사례가 축적되지 않았으며,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등 사업자들도 적용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한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창업 후 서비스 출시와 BM 창출에 무게를 두는 스타트업 입장에선 여러 시장에 진출해야 하는데, (심사지침 시행으로) 진입 영역의 폭이 좁아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규제는 늘고, 플랫폼 생태계는 쪼그라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사지침 제정 과정에 의견을 보탠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측 관계자는 "플랫폼 시장 변화 흐름을 정확하게 읽어내면서 신중하게 적용해야 한다"며 "국내외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시각과 함께, 플랫폼 산업의 다면적 특성을 헤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를 판단하는 데 있어, 외려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플랫폼 업계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데이터 중요성과 이용자 효율성 등을 어떤 잣대로 평가할지, 자의적인 해석이 더해지는 게 아닐지 우려된다"면서 "그간 법 집행 사례를 토대로 심사지침을 마련했다는데, 실제 판결이 난 건 극소수"라고 했다.

김성현 기자(sh0416@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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