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자 반영땐 16만원 올라···자금시장 안정에 상승압력은 낮을 듯
코픽스·은행채 금리 급등세 꺾여
은행 조달비용 증가도 크지 않아
당국선 대출금리 인상 자제 압박
수신금리 역시 오를 가능성 낮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가운데 시중은행 여·수신 금리 인상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준금리가 상승한 만큼 대출이나 예적금 금리도 따라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지만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앞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보다는 금리 상승 압력이 상당히 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금융권이 기준금리 상승만큼 대출금리를 그대로 올린다면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16만 4000원가량 늘어난다.
이날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78~7.41%로 일부 은행 대출금리가 8% 선을 넘었던 5일보다 상단은 0.7%포인트, 하단은 0.37%포인트 낮아졌다.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 역시 이날 4.386~6.11%로 같은 기간 상단은 0.36%포인트, 하단은 0.281%포인트 내려왔다. 이날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은행들은 이를 대출금리에 곧바로 반영하지는 않았다.
은행 예금금리도 하향 안정화 추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 중 1년 만기 기준 정기예금 금리가 연 5% 이상인 것은 BNK부산은행의 ‘더(the)특판정기예금(연 5.0%)’이 유일하다. 이외에는 대부분 3% 후반에서 4% 초중반대다.
기준금리가 오른 만큼 은행 여·수신 금리도 오르는 것이 정상적이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금리 상향 압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금리의 경우 기준금리보다 준거금리의 변동이 중요한데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나 고정형 상품의 준거금리인 은행채 금리가 오히려 하방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5년 만기 은행채(AAA 등급 기준) 금리는 지난해 말 4.716%(한국자산평가 기준)에서 이달 12일에는 4.266%로 하락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발표된 이날에도 국채와 회사채 금리가 하락한 만큼 은행채 금리도 따라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또 16일 발표될 지난해 12월 기준 코픽스 역시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급등세는 멈추고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달 예적금과 단기채권 금리가 내렸고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안정세에 접어들어 은행들의 조달 비용 증가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장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시중금리가 변동은 있겠지만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지난해와 같이 급등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금융 당국의 압박도 지속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은행은 가산금리 조정 등에 어느 정도 재량이 있다”며 “은행이 지난해 순이자 이익 등 규모에서 어느 정도 여력이 있기에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기업의 부담이 큰 점을 개별 은행들이 살펴봐 달라”고 주문했다. 전망되는 순익 규모를 줄여서라도 대출금리 인상을 자제하라는 의미로 읽힌다.
예적금 금리 역시 당분간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금융시장의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을 제외한 2금융권과 여전사·보험사 등은 여전히 유동성 위기가 가시지 않고 있다. 은행이 수신금리를 올릴 경우 다시 금리 인상 경쟁이 불붙을 수 있는 만큼 당국은 여전히 수신금리 인상 억제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대출금리에 그대로 반영될 경우 가계의 전체 이자 부담 규모는 ‘베이비스텝(0.25%포인트 금리 인상)’ 시 3조 3000억 원,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 시 6조 5000억 원 불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대출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 규모는 지난해 8월 기준금리 인상 전과 비교해 평균 약 200만 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호 기자 junpark@sedaily.com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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