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코리아 실적서 확인된 ‘Z플립3’의 위력 [아이티라떼]

이재철 기자(humming@mk.co.kr) 2023. 1. 1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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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출시돼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삼성전자 Z플립3의 위력이 최근 애플코리아 실적 발표에서 확인되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애플코리아 유한회사가 13일 공시한 감사보고서의 재무제표를 보면 애플은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한국 시장에서 7조334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애플코리아의 한국 내 매출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워치 등 전자기기를 중심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에서도 핵심은 아이폰입니다.

해외에서 제작된 아이폰 물량을 국내로 들여와 판매하는 애플코리아는 2021년 감사보고서를 통해 아이폰12가 한국에서 폭발적 흥행을 거뒀음을 숫자로 입증한 바 있습니다.

아이폰12의 국내 출시 효과가 반영되는 2020년 10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애플코리아 매출은 무려 7조972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7129억원) 대비 24% 급증했습니다.

폰 두뇌에 해당하는 칩 성능과 카메라 기술에서 혁신이 이뤄지면서 역대 최대 한국 내 매출을 기록하는 등 국내 소비자들의 사랑을 한껏 받았습니다.

그런데 아이폰13 매출이 잡히는 이번 재무제표를 보면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두 자릿 수 증가세가 확 사라진 것이죠.

아마도 아이폰 충성 고객이라면 당시 상황을 기억하실겁니다.

2021년 10월 전 세계에 아이폰13을 출시한 뒤 애플에 불운이 겹쳤습니다. 사전예약 수요가 폭발하며 흥행을 예고했지만 출시 직후 불거진 반도체 대란과 애플 자체 공급망 교란 사태로 신작 아이폰 대기 수요가 길어졌습니다.

한국의 경우 지리한 대기 수요 속 그해 8월 먼저 출시했던 폴더블폰 ‘갤럭시 Z플립3’가 아이폰 대기자들의 눈에 들면서 판매량이 급증했습니다.

접으면 손 안에 쏙 들어오는 콤팩트한 디자인과 사용자 감성이 입소문을 타면서 특히 여성 아이폰 고객들의 갤럭시 갈아타기 움직임이 뜨거웠죠.

2021년 출시돼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갤럭시 Z플립3 모델.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실제 Z플립3는 그해 삼성전자의 예상을 뛰어넘는 600만대 이상 판매 기록을 세웠습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플립·폴드폰의 ‘대중화’ 가능성을 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후속작인 플립4는 더욱 슬림한 힌지와 배터리 용량 확대 등을 적용했음에도 Z플립3로 확 커진 삼성전자 사업부의 흥행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 침체 여파와 더불어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아이폰의 위상이 워낙 강력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갈수록 높아지는 소비자 취향과 눈높이를 맞추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이날 공시된 애플코리아의 재무제표를 보면 한국 시장에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을 상대로 한 애플의 ‘갑질 마케팅’이 수치 상 완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통신사들의 아이폰 신작 광고를 보면 공통적으로 15초 중 13초에 걸쳐 아이폰 기기가 집중 조명된 후 마지막 1~2초에 이르러서야 한국 통신사 로고가 잠깐 깜빡거리는 방식으로 스쳐 지나갑니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마케팅 관행이 한국 통신사들에 애플이 ‘광고 무임승차’를 하는 갑질이라고 보고 자진시정을 명령했습니다.

이날 공개된 재무제표를 보면 애플코리아가 지난 한 해 한국에서 쓴 판매장려금은 총 504억원으로 2년 전(225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아이폰 한국 광고에서 통신3사에 지불하는 판매장려금이 과거보다 확대됐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애플은 아직도 한국 통신사들이 아이폰 신작 출시에 맞춰 내놓는 마케팅 보도자료에 애플 본사가 요구하는 문구를 그대로 노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내 업체들이 보도자료에 문구 하나를 바꾸려면 애플 본사에 이를 사전 보고하고 승락을 받아야 할 정도입니다.

실제 작년 10월 통신3사가 내놓은 보도자료에 아이폰14 특징을 설명하는 6개의 각주까지 똑같이 들어가면서 아이폰을 무기로 애플의 마케팅 갑질이 여전하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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