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기후 변화, '여성 폭력' 격화시켜…빈국일수록 심각

정희준 인턴 기자 2023. 1. 1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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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기후 변화가 더 많은 여성을 가정 폭력의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몇몇 연구진들과 인도주의자들은 '여성에 대한 폭력'과 '극심한 기후 변화'에 대한 연관성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다수 연구단체 역시 "기후 변화가 가정, 여성 폭력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다. 극심한 기후 변화는 단지 기존의 스트레스를 더욱 극심하게 만들어 폭력을 보다 쉽게 선택하도록 부추기고 있을 뿐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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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극심한 기후 변화, 여성 폭력 격화한다는 연구 결과
이상 기후·가정 폭력, 여성들 벼랑 끝 몰고 있어
기후 변화 자체가 폭력 유발하는 것 아니라는 지적도

[서울=뉴시스] 가뭄, 홍수 등의 이상 기후를 동반한 '극심한 기후 변화'가 '여성 폭력'을 격화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23.01.13.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희준 인턴 기자 = 극심한 기후 변화가 더 많은 여성을 가정 폭력의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3일(현지시간) 케냐·인도·필리핀 등의 국가에서 극심한 기후 변화로 인해 여성에 대한 폭력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보도했다.

케냐 북부에서 남편, 아이들과 함께 거주 중이던 레나이그와나이는 지난 7월, 남편의 가정 폭력이 심각해지면서 난민촌으로 피난을 왔다. 레나이그와나이는 심각한 가뭄으로 인해 68마리의 소가 폐사하자 남편이 자신과 아이들에게 가혹한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기후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가난한 국가에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하며, 이러한 '여성에 대한 폭력 증가'가 빈국일수록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네소타 캐서린 대학 연구팀은 홍수와 가뭄, 극심한 더위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정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유의미한 통계를 제시했다. 국가 보건 데이터를 근거로 작성된 통계는 '극심한 기후 변화'를 겪고 있는 지역에서 가정 폭력이 60%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 의학 학술지 '더 랜싯'은 이러한 증가한 가정 폭력의 대부분이 '성별에 기반한 폭력'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컬럼비아 대학 인구가족보건학부 책임자 테리 맥거번 교수는 "폭염, 홍수, 기후로 인한 재난은 성희롱, 정신적·신체적 학대, 여성 살해 통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직접 현장에서 학대 여성을 돌보고 있는 실무자들 역시 '기후 변화와 여성 폭력의 연관성'이 명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대받는 가정에서 도망친 여성들을 돕는 비영리 단체를 운영 중인 제인 메리와스는 기후 변화가 심각해진 이후 도움을 요청하는 여성들의 수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다만 몇몇 연구진들과 인도주의자들은 '여성에 대한 폭력'과 '극심한 기후 변화'에 대한 연관성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 니티야 라오 교수는 "기후 변화에 대해서는 숫자를 통한 객관적인 지표를 제시할 수 있지만, 폭력과 가정 내 권력 역학에 대해서는 기후 변화와 동일한 수준의 객관적인 지표를 제시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둘 사이의 선형 연결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대다수 연구단체 역시 "기후 변화가 가정, 여성 폭력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다. 극심한 기후 변화는 단지 기존의 스트레스를 더욱 극심하게 만들어 폭력을 보다 쉽게 선택하도록 부추기고 있을 뿐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레나이그나이와 마찬가지로 아이들과 함께 난민촌으로 대피한 로즈 라이롤케크는 남편의 폭력으로 인해 목숨을 잃을 뻔했으며, 극심한 가뭄과 가정 폭력이 자신을 벼랑 끝으로 몰아붙이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iyo116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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