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경련 회장단 사의, 뼈깎는 쇄신으로 경제단체 위상 재정립하길
12년간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이끌었던 허창수 회장이 다음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사의를 밝히면서 전경련이 변화의 기로에 서게 됐다. 허 회장은 최근 전경련 부회장들과 회동에서 자신의 퇴임을 계기로 전경련의 대대적 쇄신을 주문했다고 한다. 허 회장은 2017년, 2019년, 2021년에도 연임 의사가 없다고 밝혔지만 마땅한 후임자가 없어 회장직을 계속 맡아왔는데, 이번에는 퇴임 의지를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경제사절단에 허 회장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 사의 표명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전경련은 회장 교체와 함께 대대적인 혁신으로 정체성을 다시 정립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1961년 발족한 전경련은 경제 5단체의 맏형으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뒷받침하고 산업화를 주도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을 계기로 4대 그룹이 탈퇴하면서 위상이 축소됐고, 혁신과 변화 요구에 휩싸였다.
전경련이 경제단체로서의 위상을 다시 세우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쇄신과 변화가 필요하다. 우선 '정경유착'이라는 과거 굴레에서 벗어나 기업들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일본의 게이단렌이나 미국의 상공회의소처럼 할 말은 하는 경제단체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싱크탱크 역할 강화 주문도 많다. 탄탄한 해외 네트워크와 정책·행정·법규 등과 관련해 축적한 연구 성과 등은 다른 단체가 따라올 수 없는 전경련의 장점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의 통합 제안도 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이 몇 차례 언급했던 사안으로, 손 회장이 전경련 회장으로 추대될 경우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전경련은 혁신위원회를 꾸려 차기 회장 추천과 조직·역할 변경 등을 검토한다고 한다. 다양한 의견에 귀를 열어 조직을 쇄신하고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 그래야 주요 산업의 개발과 국제 경제 교류 촉진이라는 설립 목적을 달성하고, 나라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 탈퇴한 회원사들을 돌아오게 할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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