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기준금리 역전 용인한 이창용…"3년물 3.2%대로도 하락 전망"

하상렬 2023. 1. 1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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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금통위 3.5%로 올렸지만 '금리 인상기' 끝났다
국고채 금리 하락 계속…3년물 3.369%, 10년물 3.300%
국고 3년물, 10년물 3.2%대로도 떨어질 수 있어
"금리 인하 돌입 아닌데 국고 3년물-기준금리 역전 과도해"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3.5%로 높였지만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5개월 만에 3.3%대로 진입했다. 기준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1년 반 간 이어진 금리 인상기가 종료됨에 따라 금리는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며 강세를 보였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국고채 금리와 기준금리간 역전 현상을 용인한 것도 금리 하방 압력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금리는 장단기물 가리지 않고 최근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기준금리 움직임에 민감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9.7bp 내린 3.369%를 나타냈다. 작년 8월 24일(3.311%) 이후 최저 수준이다. 2년물, 5년물 금리 역시 8.4bp, 12.8bp 떨어진 3.441%, 3.275%를 나타냈다. 10년물 금리는 11.2bp 하락한 3.300%를 기록했다. 작년 8월 18일(3.221%) 이후 최저치다. 20년물 이상 장기 금리도 모두 약 8bp 가량 떨어졌다.

장단기 금리는 8거래일 연속 역전세를 보이고 있다. 국고 10년물과 3년물 역전폭은 6.9bp로 집계됐다.

이날 한은은 금통위 정기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25%에서 0.25%포인트 올린 3.5%로 결정했으나 국고채 3년물, 10년물 금리가 기준금리 밑으로 빠진 것이다. 국고 3년물 금리는 이날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11일부터 3.4%대로 빠지며 기준금리보다 낮아졌다. 이창용 총재가 금리 인상기 종료를 공식적으로 선언하진 않았으나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자료=금융투자협회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총재가 물가를 강조하긴 했지만, 올해 성장률이 한은 예상치보다 낮아질 수 있어 금리 인상 사이클은 1월 종료될 것으로 본다”며 “채권 시장에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2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등이 확인된 이후 재차 방향성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총재는 국고채 금리와 기준금리간 역전 현상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도 내놨다. 총재는 “시장의 최종금리 기대와 통화정책방향 발표문을 보고 격차를 조정하는 과정”이라며 “과잉 반응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의 금리 수준보다 앞으로 2~3년 뒤의 금리 수준이 낮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한다면 당연히 지금처럼 초단기 금리보다 2~3년물 금리가 낮아서 역전이 생길 수 있다”며 시장의 피봇 기대감을 인정했다.

또 “향후 경기가 더 많이 나빠질 것을 반영한 것인지, 경기가 큰 침체 없이 에너지 가격 등 물가가 하락하는 것을 반영해 중장기 금리가 떨어진 것인지, 고령화 문제로 중장기저으로 금리가 더 추세적으로 낮아질 것을 반영한 것인지 이런 것들이 다 섞여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런 발언들이 이날 국채 금리를 떨어뜨리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떨어졌음에도 금통위 결과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이는 최근 내리던 채권 시장의 기대감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의 모든 지표가 하방 압력을 만들고 있지만, 기준금리보다 금리가 낮아지는 것은 여전히 부담이기 때문에 상방, 하방 압력이 중첩돼 현재 수준의 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의 하단은 3.25%, 3.2%”라면서도 “국고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2012년 7~8월 국고 3년물과 기준금리가 역전된 적이 있지만 당시엔 금리 인하 사이클 돌입 직전이었다며 현 시점에서 한은이 빠르게 금리 인하로 돌아설 가능성은 낮다고 부연 설명했다.

하상렬 (lowhig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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