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표 개헌 띄우기···국민의힘 “사법 리스크 물타기”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 화두로 삼은 개헌과 정치개혁 띄우기에 나섰다. 친이재명계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중대선거구제 도입 제안을 비판하고 국민의힘에 개헌 논의를 촉구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개헌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개헌이 현실화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13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가 중대선거구제를 포함해서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하자는 것은 정치개혁에 대한 더 폭넓고 깊은 제안”이라고 밝혔다. 친명계 김남국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매번 5년 단임제를 하다 보니까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시간이 2~3년밖에 안 되고, 4~5년 차 되면 레임덕에 빠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개헌 논의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1987년 헌법개정안이 이미 수명을 다해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새로운 헌법개정이 필요한데, 권력 구조 관련 합의에 이르지 못해서 나머지 국민을 위한 개헌도 다 안 되고 있다”며 “여당에서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고 함께 풀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뜻을 받드는 개헌과 정치개혁이 시급하다”며 내년 총선에서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자고 밝혔다. 이 대표는 4년 중임제와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와 감사원 국회 이관 등을 주요 개헌안으로 제시했다. 생명권, 환경권 등 국민 기본권과 자치분권 강화, 국민발안·국민소환 등의 직접민주주의 확대, 5·18 민주화 운동 헌법 전문 수록도 제안했다. 민주당 자체 개헌안을 올해 3월까지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개헌 제안을 ‘사법 리스크 물타기’로 규정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자기 발등에 급한 불부터 꺼야 하는데, 딴청 부리듯 저런 얘기하니까 이목을 다른 데 돌리기 위해 저러는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4년 중임제는 재선이 많이 보장되지 않으면 사실상 3년 단임제로 끝나서 5년 단임제보다 더 나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주 원내대표는 “개헌은 개헌자문특별위원회에서 하고 있다. 권력구조에 관한 것들은 그곳에서 논의될 것으로 안다”고 했다.
송언석 원내수석은 “실체도 없는 야당 탄압을 운운하는 한편 개헌 문제, 선거구제 개편 문제, 경제 문제, 심지어 영수회담 제안까지 하면서 자신의 범죄 의혹을 가리기 위한 물타기를 계속하고 있다”며 “한마디로 국민의 시선을 분산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개헌 실현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나왔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권력구조 문제가 개편되려면 대통령의 의지가 더 중요한데, 지금 윤 대통령은 별로 의지가 없어 보여서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개헌에 대한 질문에 “국회에서 논의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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