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 낸후 親尹 저격한 나경원… 尹, 전격 해임 결정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나경원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했다.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나 전 의원은 대리인을 통해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윤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하는 대신 해임한 것이다.
김 수석은 곧이어 나 전 의원이 맡고 있던 두 자리에 대한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김 수석은 “신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는 김영미 동 위원회 상임위원을, 신임 기후환경대사에는 조홍식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내정했다”고 했다.
두 내정자는 다음주 총리 주재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윤 대통령이 순방 중 재가하면 정식 임명된다. 김 수석은 이후 별도 질의응답을 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임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이날 나 전 의원이 사의를 밝히지 않은 기후환경대사직까지 포함해 해임한 것은 나 전 의원의 ‘대출 탕감’ 발언으로 불거진 분란이 그의 당대표 출마 여부와 결부돼 논란이 커진 데 대한 불만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나 전 의원 전격 해임에는, 나 전 의원이 이날 오전 10시쯤 올린 페이스북 글이 촉매가 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나 전 의원은 글에서 “함부로 제 판단과 고민을 추측하고 곡해하는 이들에게 한 말씀 드린다”며 “나는 결코 당신들이 ‘진정으로’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이 순방 전날 사표를 내고 ‘윤핵관’을 비판하는 글까지 올리자 대통령실에선 ‘선을 넘었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국가 과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맡긴 장관급 정부위원회 부위원장직이 당대표 출마를 위한 경력 쌓기용으로 희화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안다”며 “대통령 인사권과 리더십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해임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이 지난 11일 대통령실에 문자로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직을 그만두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힌 이후 이렇다 할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 해외 순방 기간(14~21일)에 상황을 관리하며 출구를 찾아보려 했지만, 나 전 의원이 이날 서면으로 사직서를 제출하자 강수를 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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