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만 가면 두근두근? 매일 ‘가정혈압’을 측정해야 하는 이유 [인터뷰]

윤새롬 2023. 1. 1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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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리는 질환이다. 혈압이 높아져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갑작스럽게 심뇌혈관에 합병증을 일으켜 건강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평소 적정 혈압을 유지하며 혈압 변화를 관찰해야 하는 이유다.

혈압은 변덕이 심하다. 스트레스, 약물, 자세, 주변 환경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시시때때로 변한다. 정상 수치를 보이다가도 병원만 가면 높게 나오는 ‘백의고혈압’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이닥 순환기내과 상담의사 조준환 교수(중앙대학교 광명병원)는 “집에서 주기적으로 본인의 혈압 수치를 측정하고 관리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라면서 “혈압이 높은 편이거나 고혈압 병력이 있는 경우, 또 백의고혈압이나 가면고혈압 등으로 진료실에서 정확한 혈압 측정이 힘든 상황이라면 더욱 가정혈압 측정에 힘써야 한다”라고 당부한다. 대한고혈압학회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서 진료실 밖 혈압 측정을 강조한다. 조준환 교수와 함께 고혈압 관리의 첫걸음, 가정혈압의 중요성과 측정법을 자세히 알아본다.

조준환 교수는 ‘진료실 밖’ 혈압 측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ㅣ출처: 하이닥

Q. 정상혈압과 고혈압을 구분하는 기준이 궁금합니다.
‘120/80’,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정상혈압의 기준입니다. 정확하게는 수축기혈압이 120mmHg, 확장기혈압이 80mmHg 미만일 때 정상으로 진단합니다. 이 수치는 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의 발병 위험이 낮은 최적 혈압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이보다 높은 130/80mmHg이면 고혈압 전단계 또는 고혈압 위험군이 되고, 140/90mmHg까지 올라가면 고혈압으로 진단합니다. 참고로,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이 160/100mmHg를 넘을 때는 고혈압 2기로 구분합니다.

Q. 최근 고혈압 환자의 연령대가 변화하고 있다고요.
대한고혈압학회가 발간한 ‘고혈압 팩트시트’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 수는 약 1,200만 명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성인 3명 중 1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고혈압은 흔하고, 누구나 경계해야 할 질환이라는 건데요. 환자 연령대를 살펴보면, 과거에는 60세 이상 중장년층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20~30대 젊은 고혈압 환자의 발생률도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반영되어 새롭게 개정된 2022년 고혈압 진료 지침에서는 ▲고혈압이 없는 사람이라도 주기적인 혈압측정 권고 ▲심혈관질환 병력 또는 합병증이 있는 고위험 환자군의 경우, 목표 혈압을 130mmHg 미만으로 강화했습니다. 특히 주목해 볼 대목은 진료실 밖 혈압 측정을 강조한 대목이죠. 가정혈압 측정의 중요성을 반영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Q. 가정혈압이 강조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혈압은 24시간 동안 변화한다는 점을 아셔야 합니다. 진료실에서 며칠에 한 번, 몇 달에 한 번 재는 것보다 집에서 주기적으로 잴 때보다 일정한 평균치를 얻을 수 있는 것이죠. 또 병원보다는 집이 긴장도 덜 되고 몸도 마음도 편하기 때문에 수치도 좀 더 안정적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한 보건 연구소에서 진행한 가정혈압연구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다뤘는데요.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실과 가정혈압 측정값을 비교한 결과 병원에서는 약 1~10mmHg 정도의 혈압변화가 나타난 반면, 가정혈압 수치는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거의 변화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고혈압을 비롯해 심혈관 질환의 예후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가정혈압이 꽤 유의미하고 효과적이란 사실이 드러난 것이죠. 이런 연구나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과거에는 ‘진료실 밖 혈압 측정도 고려할 수 있다’였다면, 최근에는 진료실 밖 혈압 측정을 권고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습니다.

Q. 혈압계 종류도 다양하던데요. 선택 시 참고할 점이 있을까요?
집에서 혈압을 잴 때는 ‘전문 혈압계’를 사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간혹, ‘손으로 맥박을 체크하는 정도도 괜찮지 않나’라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혈압 측정법 중 하나이긴 하지만 전문 의료 기기보다는 정확도나 지속적인 관리 측면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전문 혈압계의 종류는 다양한데요. 정확한 가정혈압 측정을 위해서는 진동법 자동혈압계 사용을 권고하고 있고요. 이 중에서 국내 기준으로 검증된 전문 혈압계인지를 꼭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기기를 사용하면 혈압 수치나 기준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평소에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는 분들도 막상 제대로 측정해보면 혈압이 들쑥날쑥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대한고혈압학회에서도 ‘미국 의료기기협회, 유럽 고혈압학회와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검증한 혈압계를 사용해야 한다’라고 권고하고 있죠.

스마트기기와 연동되는 혈압계로 혈압 관리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ㅣ출처: omron.com

혈압 측정 부위에 따른 혈압계 중 가장 믿을만한 기기로 증명된 것은 ‘위팔 혈압계’입니다. 위팔 동맥을 통해 혈압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많은 분이 사용해 익숙한 혈압계이기도 하죠. 손가락 혈압계는 정확도가 떨어지고 손목 혈압계 역시 심장 높이를 맞추지 못하거나, 자세에 따라 측정값이 부정확하게 나올 수 있어 일반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팔 둘레가 매우 두꺼워서 위팔혈압계의 사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검증된 손목혈압계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Q. 혈압을 잴 때 ‘이것만은 꼭 지키자’ 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우선 혈압 측정 30분 전에는 측정에 방해가 될 만한 요소들을 피해야겠죠. 카페인 섭취나 음주, 흡연 그리고 과격한 운동이나 목욕은 삼가고, 두껍거나 꽉 끼는 옷은 벗어야 합니다. 또 스트레스는 혈압을 상승시키기 때문에 측정 전 5분 정도는 휴식하면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해주면 좋습니다.

준비가 끝났다면 이제 혈압을 측정할 차례인데요. 고혈압학회에서 발표한 가이드를 보면 가정혈압 측정은 다음과 같이 3단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는다
2. 커프를 위팔, 심장높이로 착용한다
3. 측정 후 혈압측정치를 모두 기록한다

혈압을 잴 때는 커프를 팔에 감아야 하는데요. 커프를 너무 헐렁하게 차거나 세게 조이면 혈압측정값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인 팔에 잘 맞게, 흔히 핏이라고 하는데요. 그런 느낌으로 적당히 조여주는 정도면 좋습니다.
팔을 커프에 넣었으면 팔꿈치 위쪽으로 올려 감아주고, 심장 높이에 맞추면 됩니다. 커프를 잘 감고 나서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팔은 편하게 책상에 내리시고요. 다리는 꼬지 마시고, 혈압계에 있는 시작 버튼을 눌러주면 됩니다.

결과는 혈압계 화면으로 확인하면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측정값을 꾸준히 기록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측정값을 꾸준히 기록하면 혈압의 변화를 쉽게 알 수 있게 되고, 그 자료들이 곧 고혈압, 심혈관 질환의 예후를 판단하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 앱과 연동되어서 측정값이 자동으로 기록되는 제품도 있으니까요. 집에서 편하게, 또 꾸준히 측정하면서 혈압을 관리하면 좋겠습니다.

Q. 꾸준한 가정혈압 측정과 더불어 고혈압 관리에 도움 되는 생활 습관이 있다면요.
고혈압에 도움 되는 생활 습관으로는 2가지를 꼽을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식사입니다. 불규칙하거나 편중된 식습관은 고혈압 관리에 있어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짠 음식, 과식을 피하는 것이 좋고요. 가공식품도 되도록 삼가도록 하고, 과일이나 채소처럼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는 운동과 체중 관리입니다. 비만한 경우에 고혈압 발병률이 높다는 사실은 아마 많은 분이 알 텐데요. 고혈압 환자라면 걷기나 조깅, 수영, 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권장합니다. 유산소 운동을 하고 나면 모세혈관이 확장되고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돼서 혈압이 점차 떨어질 수 있습니다. 운동은 주 2~3회 20~30분 정도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조준환 교수(중앙대학교 광명병원 순환기내과 전문의)

윤새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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