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나노 양산...日엔 제2공장 건설 검토" 대만 TSMC의 질주
[파이낸셜뉴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반도체 한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4분기에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는 순이익을 냈다. 또 지난해 4월 착공한 일본 구마모토현 반도체 공장에 이어 제2 반도체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며 대만과 일본의 반도체 밀월이 깊어지고 있다.
13일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TSMC 주요 경영진은 전날 진행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4·4분기 실적 및 올해 주요 경영계획에 대해 밝혔다.
TSMC는 이날 지난해 4·4분기 순이익이 2959억대만달러(약 12조1100억원)로 지난해 동기(1662억대만달러) 보다 7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2894억4000만대만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앞서 TSMC가 공개한 지난해 4·4분기 매출(6255억대만달러)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으나 시장 전망치(6360억대만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TSMC 매출이 전망치에 미치지 못한 것은 2년만이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전세계 반도체 시장규모가 4% 축소하고, 파운드리 시장도 3% 축소가 예상된다"며 반도체 업황의 불황을 예상하면서도 "TSMC는 3나노(nm·10억분의 1m) 제품의 하반기 출하량과 고객사의 신제품 주문 등 요인으로 TSMC는 올해도 소폭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웨이 CEO는 "TSMC는 올해 또 영업이익 신기록을 쓸 것이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올해 상반기 반도체 업계 불황에 대해 웨이 CEO는 TSMC도 피할 수 없다고 인정했다. 그는 최근 반도체 재고에 대한 조정에 대해 "스마트폰·개인용 PC 등 정보통신(IT) 기기에 대한 수요가 3개월 전 예측보다도 훨씬 좋지 못하다"면서 "거기다 대만 선단 공정인 7나노와 6나노 공정의 이용률이 떨어지면서 2개 분기는 지난 하반기에야 비로소 비교적 양호한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황런자오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부회장)는 올해 자본지출(설비투자) 목표액을 320억∼360억달러로 예상하며 전년도의 363억 달러보다 하향 조정하며 반도체 한파에 대한 '월동' 준비에 나섰다.
TSMC 측은 '초격차 기술'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웨이 CEO는 이날 2나노 반도체칩과 관련해 "예상보다 개발 진척사항이 좋다"고 밝히며 "2024년 시험생산에 나서고 2025년 양산한다는 기존의 목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3나노 반도체칩과 관련해서는 웨이 CEO는 "3나노칩의 응용처는 대부분 스마트폰과 고성능컴퓨터(HPC)"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감소하고 있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1대당 필요한 반도체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고 차량용 반도체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TSMC는 지난해 4·4분기말 3나노 양산에 성공했으며 올해는 안정적으로 양산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TSMC 경영진은 해외 진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날 리우더인 TSMC 이사회 의장은 "해외 공장 건설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시키고자 하는 것이며 이는 주주들의 이익을 고려한 일"이라면서 "5년 후에는 28나노 이하는 국외에서 생산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 공장을 각각 건설 중이며 독일 드레스덴에도 공장 건설을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TSMC는 미국 피닉스 공장 등에서 2024년부터 4나노, 2026년부터 3나노 반도체 칩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밝히며 주요 선진국들에 생산 거점을 다각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 이날 웨이 CEO는 일본 제2 공장 건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고객의 수요와 정부 지원 등을 고려해 일본에 두 번째 공장을 짓는 것도 고려 중에 있다"며 "유럽에는 차량용 반도체에 특화된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난징에도 28나노 공정 팹을 확대하고 대만에서도 공장도 증설한다는 게 TSMC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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