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코스피가 왜이래?”...대형주 활약에 예상밖 ‘1월 효과’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피는 이날까지 6.7% 상승했다. 외국인 순매수세가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4.8% 올랐다. 지난해 말부터‘1월 효과’가 올해는 글로벌 경기침체, 금리상승 등의 이유로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였지만 지금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2016~2022년 1월 코스피 상승폭은 0.4%에 그쳤다.
특히 1월초 상승폭으로는 매우 높은 수준인데다 특히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가 코스닥에 비해서도 높은 폭의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통상 1월 효과는 코스피 대형주가 아니라 코스닥 중소형주 위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연말 개인투자자들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기 위해 대주주 요건 회피를 위한 매물을 쏟아내고, 이듬해 1월 순매수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매수세는 보통 코스닥 중소형주에 몰렸기 때문이다.
규모별 지수 흐름을 분석하면 이달 코스피 대형주 지수의 상승률은 7.7%로 가장 높았다. 코스피 중형주와 소형주 지수의 상승률은 각각 5.23%, 5.63%였다. 코스닥 대형주 지수 상승률은 4.03%를 기록한 반면 중형주, 소형주 상승률은 각각 7.27%, 7.32%로 높은 편이었으나 코스피 대형주 상승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1월에 13차례 상승했으며, 평균 수익률은 0.9%를 기록했다. 이를 감안하면 올 1월 코스피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달 코스피 대형주 위주 증시 상승은 시장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정책 강도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6.5%를 기록하며 전문가 예상치(6.5%)에 부합했다. 이는 지난 2021년 10월 이후 1년 2개월 만의 최저치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물가,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의 국경 개방 조치도 코스피 대형주의 외국인 매수세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의 수혜를 기대해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전환한 것으로 분석된다. 1400원대를 넘다들던 원화값이 1240원대로 하락한 것도 외국인 순매수세를 이끌었다. 이날 원화값은 미국 물가 상승세가 둔화된 영향으로 전날 종가 대비 4.5원 내린 달러당 1241.3원에 거래를 마쳤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지난 8일부터 입국객에 대한 격리 의무조치 폐지와 홍콩 국경 검문소 개방 등으로 본격적인 리오프닝(경기 재개)을 시작했다”며 “중국이 한국의 방역 강화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한국인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하며 증시 하방 압력이 있었지만 달러화 약세,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대형주 중심의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증시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등 기술주 업황이 상반기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외국인 수급을 끌어들였다. 실제로 코스피 대형주 중에서는 반도체, 인터넷, 등 작년 글로벌 긴축 움직임에 따라 부진했던 종목들이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번달 삼성증권, SK하이닉스는 각각 9.55%, 13.21% 상승했다. 네이버, 카카오 주가도 각각 8.64%, 16.7% 올랐다.
금융투자업계는 미 CPI 우려가 해소된 만큼 한동안 1월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임금 상승세가 둔화된 가운데 지난해 12월 CPI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해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 연초 효과의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본격적인 실적시즌에 들어선 가운데 상장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대부분 저조할 것으로 예상돼 지수 상단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 CPI 하락, 원화값 급락 등 호재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하지만 미 증시와 마찬가지로 선반영 인식이 있는 재료라는 점을 감안하면 증시 상단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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