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가계·기업부담 살펴야"…대출금리 인하 압박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소재 켄싱턴 호텔에서 기관전용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사진=금융감독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 등에서는 가산금리에서 어느 정도 (대출금리를 낮출 수 있는) 재량이 있다"며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기업의 부담이 큰 점에 대해 개별 은행들이 좀 더 살펴봐달라"고 13일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소재 켄싱턴 호텔에서 기관전용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장 금리 지도 방향에 대해 "시장이 잘 작동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개입하는 것은 극히 부적절하지만, 시장에 과도한 쏠림이 있는 경우 (개입이) 충분히 필요하다"면서 "올해 초 같은 경우 단기 금융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을 보이지만 아직 정상화됐다고 보기는 어렵기에 은행 이자에 대한 입장을 말씀드려왔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3.25%에서 3.5%로 0.25%포인트(p) 올렸다.

이 원장은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예금금리 인상 자제를 당부한 영향이 곧 대출금리 인하로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예금금리 인하가 코픽스(COFIX)를 매개로 대출금리에 전달되는 데는 시차가 있다"며 "예금금리 인하로 인한 추세적 효과는 다음번 코픽스 고시 이후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 25bp(1bp=0.01%p) 인상 후 코픽스 고시가 곧 될 것이고 2∼3월로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추세상 관리가 가능한 흐름이기에 향후 은행에 더 큰 부담을 드리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지주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회장 후보 자격을 대표(CEO) 경력자로 제한한 것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원장은 "(임추위 진행 상황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면서도 "만에 하나 특정 후보군을 제한하기 위해 어떤 기준을 두었다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저축은행 현장검사 결과 1조원 규모의 작업대출 정황이 드러난 것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이 원장은 "이에 대해 금감원도 책임이 있다"면서도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의 외형 확대 경쟁 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에 대해서는 개선할 부분을 개선하고, 책임 있는 부분은 제재로 처벌을 하든 원칙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