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 만에 제 이름 찾은 3천800만 년 전 호박 속 꽃

조제행 기자 2023. 1. 1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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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천800만 년 전 북유럽 발트해 연안의 침엽수림에서 나뭇진에 갇혔던 꽃이 150년 만에 제 이름을 갖게 됐습니다.

CNN과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나뭇진이 굳어 형성되는 투명한 호박(琥珀)에 생생하게 보존된 이 꽃은 1872년 지금의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코발레프스키'(Kowalewski)라는 약사가 발굴했습니다.

노란 호박 속에 생생하게 보존된 꽃이 약 2.8㎝로 다른 호박꽃의 세 배에 달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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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천800만 년 전 북유럽 발트해 연안의 침엽수림에서 나뭇진에 갇혔던 꽃이 150년 만에 제 이름을 갖게 됐습니다.

CNN과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나뭇진이 굳어 형성되는 투명한 호박(琥珀)에 생생하게 보존된 이 꽃은 1872년 지금의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코발레프스키'(Kowalewski)라는 약사가 발굴했습니다.

당시에는 꽃이 피는 멸종 상록수인 노각나무(Stewartia) 속의 한 종으로 분류됐으며, '베를린 연방 지구과학·자연 자원 연구소'(BGR)의 X4088 표본 번호만 부여받고 거의 잊힌 상태로 보관돼왔습니다.

이 호박꽃을 다시 세상에 끌어낸 것은 베를린자연사박물관 고식물학자 에바-마리아 사도우스키 박사의 호기심이었습니다.

그는 동료로부터 큰 꽃이 호박 속에 들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처음에는 믿지 않다가 직접 보고는 꽤 놀랐다고 합니다.

노란 호박 속에 생생하게 보존된 꽃이 약 2.8㎝로 다른 호박꽃의 세 배에 달했기 때문입니다.

호박 속 화석은 생물이 입체적으로 보존돼 귀중한 고생물학 자료가 됩니다.

하지만 작은 곤충이 대부분이며 꽃이나 식물은 1∼3%밖에 안 됩니다.

호박 채집자들이 곤충을 더 선호한 측면도 있지만 한자리에만 있는 식물보다는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곤충이 나뭇진에 갇힐 가능성이 더 큰 데서 비롯된 현상입니다.

사도우스키 박사는 지난 150년간 발전한 분석 기술이 어떤 것을 새로 확인시켜줄 것인지 호기심을 갖고 호박 표면을 메스로 긁어낸 뒤 꽃가루 알갱이를 추출해 고성능 현미경으로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19세기 말 첫 연구에서 차나무 과(科) 노각나무 속으로 분류한 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사우도스키 박사 연구팀은 꽃가루 형태를 분석했는데, 당시에는 호박 속 꽃가루를 발견하거나 연구할 수 있을 정도로 분석기술이 발달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꽃이 현재 유럽에서는 사라지고 아시아에서 자라는 노린재나무(Symplocos) 속에 더 가깝다는 결과를 내놓고 속명을 노각나무에서 노린재나무로 바꿀 것을 제안했습니다.

연구팀은 노린재나무 속 꽃의 존재는 고대 북유럽이 지금보다 더 따뜻한 기후를 가졌었다는 점을 시사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 최신 호에 실렸습니다.

(사진=Carola Radke, MfN (Museum fur Naturkunde Berlin) 제공, 연합뉴스)

조제행 기자jdon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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