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포켓몬 국대 선발, 출전 선수조차 '비공개'

최은상 기자 2023. 1. 13. 16: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저들은 대표 선발 과정 및 향후 대회 일정 로드맵 공개 요구

국가대표 선발권이 걸린 포켓몬코리아 주관의 '포켓몬 카드샵 대항전'이 일반 유저들은 모르는 채 깜깜이 대회로 개최됐다. 더욱이 투명해야 할 국가대표 선발 대회에서 출전 선수조차 공개하지 않자 유저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2023 포켓몬 월드챔피언십(이하 WCS)' TCG 종목 국가대표 선발 대회인 '포켓몬 카드샵 대항전'이 시작됐다. 

대항전은 4개월 동안 전국 프리미엄 카드샵 대표 3명이 한 팀을 이뤄 총 9라운드 풀 리그를 통해 최종 순위 상위 3개 팀을 결정, 이후 포스트시즌을 통해 우승팀을 가린다. 우승팀은 2023 WCS 참가 자격을 얻는다.

대항전 출전 자격은 대회를 거치지 않고 카드샵 점주의 재량으로 선발했다. 일부 선수를 제외하면 해당 이벤트가 있다는 사실조차 알 수 없었다. 대표 선발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1월 7일 부산 서면 라운드도 마찬가지였다. 포켓몬코리아 측에 선수 공개 의향에 대해 물었으나 여전히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현재 공식 홈페이지에는 1라운드 획득 승점과 라운드 별 승패 결과가 공개됐다. 하지만 어떤 선수가 참가했는지, 어떤 덱이 사용됐는지 등에 대한 내용은 여전히 나와있지 않다.

공식 홈페이지 내 카드샵 대항전 1R 결과가 공개됐다. 하지만 출전 선수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다

한 커뮤니티 유저는 "대회가 시작 된지 2주나 지났다. 언제쯤 관련 공지를 받을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며 "미니대회조차 우승하면 자랑하던 선수들이 무슨 이유로 이번 대회는 아무 말도 없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른 유저는 "이대로 이번 사건이 묻히는 것이 두렵다. 무슨 이유로 시위까지 하며 투명한 대회 운영을 요구했는지 모르겠다"며 "우리가 지금까지 목소리를 내온 것이 덧없이 끝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커뮤니티 반응도 싸늘하다. '깜깜이 정보 제공과 출전 기회 박탈'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서울 소재 카드샵을 다니는 한 유저는 "대표 선발을 투명하게 운영하거나 공지를 미리 안내했다면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을 것이다"라며 "그 어떤 정보도 듣지 못했다. 로컬 유저인 나도 마찬가지다. 참여 기회조차 얻을 수 없었다는 것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다른 유저는 "포켓몬 카드게임이 뭔가. 자신만의 덱을 만들어 대전하는 게임 아니냐. 그리고 이런 덱을 활용하고 뽐낼 수 있는 곳이 공식 대회다"라며 "대회란 승자는 인정받고 져도 플레이어로서 즐길 수 있는 무대, 지금까지 그런 의미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그렇게 믿으며 게임을 즐겨왔다. 하지만 포켓몬코리아는 달랐던 것 같다. 어떠한 공지 없이 사전에 정해진 선수끼리의 '그들만의 대회'가 무슨 의미가 있나. 그걸 국대표라고 말할 수 있나"라며 선수 선발 방식을 꼬집었다.

플레이어들 사이의 정보 불균형을 좁혀보고자 국내 포켓몬 TCG 대회 결과를 포스팅하는 트위터 '타운맵'의 계정주는 "정보의 불균형을 줄여보고자 시작했다. 하지만 기회 자체의 불균형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계정 존재 의의가 사라졌다"라며 "매장 대항전 취소 및 모두에게 공평한 대회 참가의 기회가 올 때까지 활동을 중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유저들은 '기회의 불균형'을 가장 큰 문제로 삼았다 

1인 시위도 있었다. 시위자는 "나는 한 명의 포켓몬 카드 플레이어로서 박탈감에 분노했다. 이는 나뿐만이 아니다. TCG 커뮤니티 분위기도 마찬가지다"며 "누군가 행동에 옮기지 않으면 이와 같은 촌극이 계속될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계기를 밝혔다.

이어 그는 "2011년부터 매년 포켓몬코리아 주관 공식 대회를 빠짐없이 참가했다. 그렇기 때문에 작금의 상황이 말이 안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전에도 '포코가 또 포코했다'는 이해불가한 일이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번 건은 선을 넘었다"고 분노했다.

유저들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국내 최대 포켓몬 TCG 커뮤니티에 올라온 시위 후기글에 25건의 댓글 중 본인의 답글을 두 개를 제외한 23개 응원이 달렸다. 이들은 "실행한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2023년에는 포켓몬코리아가 현명한 운영을 했으면 한다", "선발 과정은 잘못됐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발전했으면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시위 참가자에 대한 응원 메시지가 이어졌다 

포켓몬코리아는 카드샵 대항전 공지를 올린 지난달 30일 이후 유저들의 요구에 대한 어떠한 공식적인 답변도 내놓고 있지 않다. 추가 WCS 시드권 및 대회 관련해서는 별도 공지할 예정이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대회가 시작된지 2주나 지났지만 포켓몬 카드샵 대항전에 대한 추가 공지는 여전히 없다 

 

anews9413@gametoc.co.kr

Copyright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게임톡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