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권력 압박과 위협 받아" 박성제 사장, 연임 도전

원성윤 2023. 1. 1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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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원성윤 기자] 박성제 MBC 사장이 13일 연임 의사를 밝혔다.

박성제 MBC 사장 [사진=한국방송협회]

박 사장은 'MBC 사장 연임에 나서며'라는 글에서 "권력과 언론의 긴장 관계는 필요하지만, 지금 MBC는 도를 넘은 압박과 여러 위협을 받고 있다"며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는 것도 용납할 수 없다. 언론 자유를 지키려다 겪었던 처절한 희생을 후배들에게 대물림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사장은 자신의 임기 동안의 성과를 밝히기도 했다. 박 사장은 "적자구조에서 벗어나 3년 연속 굳건한 흑자경영을 이뤘다"며 "MBC 뉴스는 한국인이 즐겨 보는 채널 1위, 신뢰하는 뉴스 1위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고, 유튜브 조회수는 전세계 뉴스 채널 중 1위라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사장은 "지난 3년간 구성원들과 함께 만들어 낸 성과로 평가와 이해를 구하겠다"며 "새로운 꿈과 비전으로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며 당당하게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차기 MBC 사장은 다음달 21일 방송문화진흥회 정기이사회에서 선출될 예정이다.

이하는 박성제 사장의 글 전문이다.

< MBC 사장 연임에 나서며 >

3년 전 중책을 맡게 된 뒤 앞만 보고 달렸습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했던 방송’ MBC를 ‘가장 사랑하는 방송’으로 재건하는 꿈을 위해서였습니다. 많은 이들이 ‘지상파 TV는 이제 끝났다’고 했지만, 저와 MBC 구성원들은 할 수 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해냈습니다. 적자구조에서 벗어나 3년 연속 굳건한 흑자경영을 이뤘습니다. MBC 뉴스는 한국인이 즐겨 보는 채널 1위, 신뢰하는 뉴스 1위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고, 유튜브 조회수는 전세계 뉴스 채널 중 1위라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시사 프로그램의 영향력도 급상승했고, 월드컵 방송은 국민들의 압도적인 사랑을 받았습니다. 드디어 채널 신뢰도에서 전 부문 1위에 복귀했습니다.

‘신뢰도 1등 MBC의 자리를 되찾겠다’는 취임 당시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합니다. 구성원들이 잠재력을 폭발시킨 결과이자, 시청자 여러분의 성원 덕분입니다.

여기서 멈출 수 없습니다. 그동안의 성과를 지키고 더 나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아직 꿈이 많습니다. 진실만을 추구하는 MBC 저널리즘을 더욱 굳건한 반석에 올려놓고, 과감한 콘텐츠 혁신으로 MBC의 위상을 글로벌 미디어 그룹으로 우뚝 세우고 싶습니다.

단기간에 쉽게 이루기 힘든 꿈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고심 끝에 MBC와 시청자들을 위해 한 번 더 뛰어보자고 감히 마음을 굳혔습니다.

하지만 지금 MBC를 둘러싼 환경은 심상치 않습니다. 권력과 언론의 긴장 관계는 필요하지만, 지금 MBC는 도를 넘은 압박과 여러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대통령 발언에 관한 보도로 유독 MBC 기자들만 표적이 되어 수사를 받고 전용기 탑승을 거부당한 사실은 세계적인 뉴스거리가 됐습니다. 여당 의원들은 대놓고 ‘사장 물러나라’라고 요구하고 기업들에 ‘광고 중단’ 압력을 넣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국세청 세무조사, 노동부 부당노동행위 조사와 특별근로감독, 감사원 감사 등 MBC를 겨눈 전방위 압박이 이어졌습니다.

MBC는 과거에서 많은 교훈을 얻었습니다. 한때 집회 현장에서 중계차를 빼라는 시민들의 야유를 받고 숨어서 방송해야 했던 쓰린 기억이 생생합니다. 어떻게 되찾은 국민의 사랑과 신뢰인데, 다시 추락의 길로 빠져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는 없습니다.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는 것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언론 자유를 지키려다 겪었던 처절한 희생을 후배들에게 대물림해서는 안됩니다.

과거 몇몇 방송사 사장들처럼 제가 정치를 하려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저는 전혀 정치에 뜻이 없고 정치에 어울리는 사람도 아닙니다. 저에게 욕심이 있다면 MBC를 ‘사랑받는 공영방송, 자랑스런 공영방송’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MBC의 새로운 사장에 다시 도전합니다.

MBC는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고, 더 잘해야만 합니다. 지난 3년간 구성원들과 함께 만들어 낸 성과로 평가와 이해를 구하겠습니다. 새로운 꿈과 비전으로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며 당당하게 걸어가겠습니다.

2023년 1월 13일

박 성 제

/원성윤 기자(better201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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