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친윤계 일침 "진정 尹 성공위한다 생각지 않아"

2023. 1. 1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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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김기현 간 공방 고조…安 "공천으로 공포정치" vs 金 "시류따라 여야 넘나들어"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전당대회에 출마하려면 공직은 내려놔야 한다'는 친윤계의 비판에 저출산고령위원회 부위원장 사직서를 서면으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나경원 전 의원이 친윤계를 비판하는 듯한 메시지를 내며 전당대회 출마 쪽으로 한 걸음을 더 내디뎠다. 다만 출마 여부에 대한 명시적 의사표시는 이날도 나오지 않았다. 

나 전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 "함부로 제 판단과 고민을 추측하고 곡해하는 이들에게 한 말씀 드린다"며 "나는 결코 당신들이 '진정으로'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썼다.

나 전 의원은 "'바람에 나무가 흔들려도 숲은 그 자리를 지키고, 바위가 강줄기를 막아도 강물은 바다로 흘러간다.' 2019년 12월, 우리 당 원내대표직에서 쫓겨나듯 물러나야만 했을 때 제가 국민들께, 우리 당원들께 드렸던 말씀"이라며 "그 뜻과 마음은 지금도 그대로다. 잠깐의 혼란과 소음이, 역사의 자명한 순리를 가리거나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나 전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고민이 길어지는 점에 대해 국민, 당원, 언론인들께 무척이나 송구하다"고만 밝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심 1위'를 기록 중인 나 전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는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 구도에 있어 핵심 변수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나 전 의원의 출마 여부를 두고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때 나 전 의원도 '수도권 연대'를 함께할 수 있다고 밝혔던 윤상현 의원은 전날 <조선일보> 유튜브 방송에서 "(나 전 의원이) 저출산위 부위원장직은 내렸다. 기후대사직은 버리지 않았다. 그게 정치적 함의가 있다고 본다"며 "모든 것을 던지고 나온다면 무책임하다는 이미지와 반윤 이미지가 찍혀서 선거운동이 될까? 제 판단은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결국 본인의 직에 충실할 것"이라고 불출마를 전망했다.

반대로 정치권 원로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기독교방송(CBS)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 전 의원이 지금 코너에 몰려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치인으로서는 최고의 기회"라며 "100% 출마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 전당대회에서 ‘윤심’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지만, 당원들 사고도 그렇고 규모 면에서도 특정 세력이 의도한 대로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왼쪽부터), 나경원 전 의원, 김기현 의원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를 바탕으로 '윤심 당권주자'로 떠오른 김기현 의원과, 윤상현 의원과의 '수도권 연대'를 통해 이에 대항 중인 안철수 의원은 이날도 기세 싸움을 이어갔다. 

안 의원은 이날 서울 강남을 당협 간담회에서 “김장연대라고 하지만 거기에 의원들이, 특히 영남 의원들이 많이 붙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마음은 그렇지 않지만 공천과 연결될 것을 알기 때문”이라며 "(김장연대는) 공천연대"라고 했다. 안 의원은 "이게 공포정치 아닌가. 이건 사실 사람들 위협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김 의원은 안 의원의 이같은 비판이 나온 직후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시류에 따라 여야를 넘나드는 무질서한 정치가 다시 등장하는 것을 막자는 게 백만 당원의 염원"이라고 안 의원의 정치 이력을 거론했다. 안 의원이 2012년 야권 무소속 후보로 정치를 시작한 이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등을 거친 과거사를 언급한 것이다. 

안 의원과 김 의원 간의 공방은 감정싸움으로까지 치닫는 분위기다. 안 의원은 전날 김 의원이 과거 전당대회 룰 개정을 놓고 ‘당원 100%’를 주장하면서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뽑는데 일본 국민 의견을 30% 반영하라는 것"이라고 한 것을 새삼 거론하며 "김 의원의 주장은 민주당의 '토착왜구' 세계관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당원이 당 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주장을 토착왜구론으로 연결했다"며 "토착왜구는 민주당이 우리 당 인사들을 친일 프레임으로 공격할 때 즐겨쓰는 혐오 용어다. 좌표를 찍어 대중을 선동하는 전술도 민주당 문화에는 부합하겠지만 우리당 문화와는 거리가 있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죽창을 들라'는 슬로건마저 등장할까 우려된다”고 안 의원을 비꼬며 “아무리 지지율이 떨어지는 절박한 상황이라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토착왜구는 너무 나갔다”고 했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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