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머리띠 각시탈 등 이태원 참사 7개 의혹…특수본 “혐의 없음”
손제한 특별수사본부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특수본이 확인한 의혹은 ‘토끼 머리띠’를 착용한 사람과 ‘각시탈’을 착용한 사람, ‘밀어밀어’라 외친 사람, 주점 문을 잠그고 통제했던 업주, 손님 보호를 위해 사람들을 밀친 가드, 사고 당일 도심집회에 참여한 민주노총 관계자, SNS에서 본인이 사람들을 밀었다고 주장한 사람 등 7가지다.
손제한 본부장은 “토끼 머리띠, 각시탈 등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 제기한 주요 의혹에 대해 수사한 결과 사고와 연관성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태원 참사 발생 초기 일부 유튜브 채널이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각종 의혹이 확산됐다. ‘토끼 머리띠’ 남성이 고의로 사람들을 밀었다는 의혹이나 ‘각시탈’을 착용한 남성 2명이 미끄러운 액체를 뿌려 사고를 유발했다는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특수본은 철저한 진상규명 차원에서 이들 의혹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후 특수본은 의혹을 제기한 글 작성자와 토끼머리띠 남성을 불러 조사를 진행했으며, 현장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특수본은 또 이번 참사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던 각시탈 착용자를 조사하고 카드사용 내역 및 CCTV 등을 확인했지만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참사 직후 각시탈을 착용한 사람 2명이 아보카도 오일을 바닥에 뿌려 미끄러지게 했다는 의혹이 있었다.
이밖에 ‘클럽 가드들이 손님을 보호하기 위해 사람들을 밀었다’, ‘이태원의 한 주점에서 문을 잠그고 출입을 통제해 사고가 커졌다’, ‘참사 당일 도심 집회에 참석했던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사람들을 밀었다’ 는 등의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였지만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3D 시뮬레이션 감정과 김영환 국립중앙의료원 외상센터장, 박준영 국립금오공대 교수 등 전문가 자문을 종합한 사고 원인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참사 당일인 작년 10월 29일 오후 10시15분께 이태원 세계음식거리에서 밀집된 군중은 갑자기 빠른 속도로 해밀톤호텔 옆 T자형 좁은 골목으로 ‘떠밀려’ 내려왔다. 이로 인해 이 골목의 A 주점 앞에서 여러 사람이 동시다발로 넘어졌다.
이후 뒤에서 따라오던 사람들도 차례로 넘어지기 시작했다. 골목 아랫쪽에선 사람들이 이태원역 방향으로 빠져나가지 못했다. 골목 뒤편의 군중 밀집도는 점차 높아졌다.
사고 발생 골목 폐쇄회로(CC)TV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해당 골목의 군중 밀도는 오후 10시15분께 ㎡당 7.72∼8.39명에서 5분 뒤 ㎡당 8.06∼9.40명으로 증가했다. 오후 10시25분께는 ㎡당 9.07∼10.74명까지 늘었다.
첫 112신고가 접수된 오후 6시34분께부터 사고 발생 골목은 양방향 보행이 가능했지만 다른 사람과 접촉하지 않고는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붐비기 시작했다. 오후 8시께부터는 이태원역 각 출구를 통해 인파가 대거 유입됐다.
이태원역에서는 오후 5시부터 한시간 동안 승차 인원(2천129명)보다 4배가량으로 많은 8천68명이 하차하기 시작했다.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는 시간당 약 1만명씩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오후 8시30분께부터 세계음식거리로 모여드는 인파가 최고조에 이르면서 세계음식거리와 사고 골목이 만나는 T자형 삼거리를 중심으로 극심한 정체가 발생했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오후 10시15분 첫 넘어짐이 발생한 이후 약 15초 간 뒤편에서 따라오던 사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전도되는 상황이 4차례 이어졌다”면서 “이 상황을 모르는 위쪽 인파가 계속 밀려 내려오는 상황이 오후 10시25분까지 10분간 지속되면서 10m에 걸쳐 수백 명이 겹겹이 쌓이고 끼이는 압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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