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은행권 대출금리 내릴 여력 있어"

"기관전용 사모펀드 역할 중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3일 기관전용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은행권이 대출금리 내릴 여력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년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은행권은 대출금리를 내릴 수 있는 재량이 있다"며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가계와 기업의 부담이 큰 점에 대해 개별 은행이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이복현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기관전용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하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한국은행이 이날 기준금리를 3.5%로 결정한 가운데 기자들이 시장의 금리 지도 방향을 묻자 이 원장은 "시장이 잘 작동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개입하는 것은 극히 부적절하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원장은 "시장에 과도한 쏠림이 있는 경우 (개입이) 충분히 필요하고 가능하다"며 "특히 단기금융 시장은 어느 정도 안정을 보이지만 아직 정상화됐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 전제는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에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이어서 (자금) 쏠림이 있을 수 있는 은행 이자에 대한 입장을 말씀드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원장은 최근 당국이 예금금리 경쟁 자제를 요구한 것이 대출금리 인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금금리 인하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융지수) 등을 매개로 대출금리에 전달되는 데엔 구조적 흐름과 시차가 있다"며 "예금금리 인하로 인한 추세적 효과는 다음 코픽스 고시(오는 16일) 이후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은행권이 대출금리 인하를 위한 여력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은행은 가산금리 부문에서 어느 정도 재량이 있다"며 "은행의 지난해 순이자이익 등 규모를 보면 (가산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했다. 이어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와 기업 부담이 큰 점을 개별 은행이 살펴봐달라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이 원장은 향후 경기 회복 지연으로 기업 경영환경이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기관전용 사모펀드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유망기업이 일시적인 어려움에 처하거나, 한계기업 부실이 확산될 수 있는 만큼 기업 경영개선 전문가로서 기관 사모펀드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또한 "우량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또는 한계기업의 구조조정 수요 확대는 기관 사모펀드 업계에 있어서는 위험 요인이자 동시에 기회 요인"이라며 "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함으로써 지배구조와 재무구조를 합리화해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개선하고, 활발한 인수·합병(M&A)을 통해 차세대 핵심사업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개편함으로써 기업 생태계의 역동성도 제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지난 2021년 사모펀드 제도개편으로 기관 사모펀드 규제 체계가 크게 개선된 만큼 자산운용 경쟁력 제고와 내부통제 강화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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