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종 bhc 회장, BBQ에 28억원 배상…재판부, 박 회장 과오 인정했다

박 회장, 지난 2013년 6월 당시 매각 과정 주도…디지털포렌식분석 통해 사실 관계 입증

[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지난 2013년 bhc 매각 과정에서 발생된 손해배상 건에서 재판부가 박현종 bhc 회장의 책임을 인정함에 따라, 박 회장은 향후 진행될 BBQ와의 소송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13일 서울고등법원 제18민사부(가)는 BBQ가 bhc 박현종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항소심 판결에서, 박 회장의 선관주의의무 위반행위와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며 BBQ 등 원고가 제기한 72억원 중 약 28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박현종 bhc그룹 회장이 '치킨회사 내부망 불법접속 사건'과 관련 정보통신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BBQ는 지난 2013년 6월 당시 자회사였던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 CVCI(현 더로하틴그룹)에 1천130억에 매각했으나, 매각 직후 CVCI는 계약하자를 주장하며 약 100억원의 잔금을 지급 거절했다. 이어 CVCI는 2014년 9월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법원에 2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분쟁을 신청했다.

당시 CVCI측은 BBQ가 진술보증한 bhc 점포 수 등이 사실과 다르다며 거액의 손해배상분쟁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 BBQ는 "bhc 매각과 동시에 매각업무를 주도한 박 회장을 비롯한 담당자들이 관련 자료와 함께 이미 bhc로 이직한 상태였기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손해배상책임을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BBQ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12년 5월경 BBQ에 입사해 2012년 11월부터 2013년 6월경까지 bhc 매각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하고, 이를 주도해 계약과정까지 담당했다. 이어 bhc 매각과 동시에 매수인인 CVCI에 스카우트돼 bhc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에 따라 BBQ는 CVCI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박 회장에게 있다고 여겨, 박 회장을 대상으로 구상권 성격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ICC중재소송 당시 박 회장은 CVCI측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은 bhc 매각 계약을 주도하거나 총괄한 바 없으며, 실사 과정에도 관여한 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매도인과 매수인간의 매각과정에서 발생한 이메일 등 업무기록에 자신의 이메일이 수신인에 없다는 점을 들었다.

BBQ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2017년 이후 현재까지 수 십 차례에 걸쳐 내부 전산 서버에 대한 디지털포렌식분석을 계속 진행했다. 그 결과 박 회장이 ICC중재소송이 진행되던 2015년 7월경 BBQ 전산망에 해킹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bhc 매각이 진행된 기간 동안의 박 회장의 업무기록도 상당 부분 복구에 성공했다.

특히 ICC 재판결과에 따라 BBQ가 CVCI에 지불한 손해배상금액 중 상당 부분은 매각 당시 박 회장이 직접 CVCI에 이메일로 통지한 정책변경 사실에 관한 것이다. CVCI는 정책변경 관련 내용을 통지받지 못했다고 주장했고, 이 점이 받아들여져 BBQ는 계약을 위반한 것으로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재판에 따라 박 회장은 정책변경 관련 이메일을 보낸 후 해당 사실을 은폐했다는 점이 드러났다.

BBQ는 "이날 박 회장의 28억원 배상 판결은, bhc 매각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박 회장에게 책임이 있음을 재판부가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BBQ는 "bhc는 2013년 BBQ가 bhc를 매각하면서 점포수를 부풀려서 과도한 매매대금을 받았다고 허위로 주장해 왔으나, 이번 판결로 점포수 부풀리기가 없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그 동안 박 회장과 bhc측이 매각과 관련해 허위주장을 해 왔다는 점이 확인됨으로써, 관련 민사나 형사사건 등에서도 BBQ의 억울함 등 그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의 BBQ 전산망에 해킹한 행위에 대해 지난해 6월경 서울동부지방법원은 "박 회장이 BBQ와의 ICC중재소송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bhc 회사 차원의 대책으로 그 대표이사가 직접 나선 범행으로 보이므로, 그 죄질이 가볍지 아니하다"며 징역 6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BBQ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율촌의 담당 변호사는 "법원의 이번 손해배상소송 판결이나, 지난 해 부당이득금청구소송의 1심 판결을 보면, 그 동안 bhc와 박 회장이 BBQ를 상대로 얼마나 심각한 계약위반행위와 불법행위를 저질렀는지를 시사한다"며 "특히 bhc와 박 회장이 그 동안 BBQ가 점포수를 속여서 bhc를 팔았다는 식의 악의적인 비난을 계속하며 사실관계를 왜곡시켰고, BBQ의 명예를 훼손 시켜왔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명확히 확인했다"고 말했다.

BBQ는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으나, 박 회장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해준 재판부의 판결을 존중한다"며 "지난 10년간 bhc의 계약위반행위와 배신적 행위로 인해 BBQ는 현재까지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려울 정도로 고통 받고 있어, 하루라도 빨리 모든 소송의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회복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화 기자(shkim06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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