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처럼 다시 일어나겠다” 재활 마친 이현중, 15일 미국 출국···NBA 도전 이어간다
13일 서울시 서초구 호텔 페이토 강남에서 이현중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해 6월 샬럿 호네츠와의 워크아웃 도중 발등 부상을 당했던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최근까지 재활에 매진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취재진 앞에 섰다.
이현중은 오는 15일 미국으로 출국해 NBA를 향한 도전을 이어간다. 지난해 NBA 드래프트에서 낙방한 그는 30개 구단 모두와 계약이 가능하다. 현재로서는 하부리그인 G리그를 거쳐 NBA 데뷔를 노릴 것이 유력하다. 다음은 이현중과의 일문일답이다.
Q. 출국 일정과 향후 계획은?
이번주 일요일(15일)에 미국으로 출국한다. 도착해서 발 수술을 해주신 퍼켈 박사님을 만날 계획이다. 박사님께 내 몸 상태에 대한 소견을 들어보고 추후 일정을 결정하려고 한다.
Q. 현재 몸 상태는 어떤지?
내 자신은 100%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의사 선생님 소견을 듣지 못했다. 한국에서만 운동했지만 미국에서 선수들과 붙어본 것도 아니다. 내가 느끼기에는 100%인 것 같은데 한 번 부딪쳐봐야 할 것 같다.
농구하면서 처음으로 크게 다쳤다. 좌절을 많이 했고, 심적으로 힘들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혼자 힘들어하면 독이 되더라. 내 몸을 신경 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더 좋은 선수들과 만났을 때 내 몸을 어떻게 써야 되고, 어떻게 해야 좋은 몸을 만들 수 있는지 깨달았다. 나에게 좋은 경험이었다.
Q. 부상 당시 스스로도 큰 부상인 걸 체감 했는지?
워크아웃 도중에 발이 눌리면서 꺾였다. 다치자마자 바로 잘못됐다는 게 느껴지더라. 아무 생각 없이 아프고 고통스러웠다. 발을 부여잡고 바로 병원으로 갔다. 재활을 이겨낸 과거의 나에게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Q. NBA 드래프트 결과에 실망했을 것 같은데?
그 당시에는 실망했다. 실망을 안 했다면 거짓말이다. 실망하고 좌절하면서 스스로 다운되어 있었다. 근데 과거에 머물러 있으면 현재 그리고 미래의 나에게 도움이 안 된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빨리 이겨내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 했다. 어떻게 해야 더 나은 선수가 될 수 있을지 고민했다.
Q. 신체능력이 수치로 얼마나 개선됐는지?
데이비슨 대학 3학년 당시 시즌 도중 몸무게가 90~91kg이었다. 지금은 98~99kg이다. 몸무게가 늘었다고 해서 몸이 전혀 무겁지 않다. 오히려 내 몸을 잘 쓰게 됐다. 스피드가 줄지도 않았고, 더 늘었다. 벌크업을 잘 한 것 같다.
Q. 부상 트라우마는 없는지?
트라우마도 멘탈이다. 처음 강성우 박사님과 재활 운동 시작할 때 부상 당시 옷을 그대로 입고 가서 훈련했다. 당연히 겁이 난다. 통증이 있어서 몇 달 동안 겁이 많이 났는데 강성우 박사님께서 내가 쓸 수 있는 걸 다 쓰면서 좋아질 수 있게 만들어 주셨다. 강성우 박사님, 김진수 박사님, (최)준용(SK)이 형, (이)대성(가스공사)이 형까지 소중한 사람들이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재활한지 6개월이 다 되어간다. 깁스 풀고, 두 달 재활하고 지난해 9월 처음으로 픽업게임을 뛰었다. 당시에는 절뚝이면서 수비도 하지 않고, 슛만 던지면서 가볍게 뛴 정도였다. 그렇게 뛰어도 행복하더라. 내가 얼마나 농구를 사랑하는지 알게 됐다. 농구가 얼만큼 중요한지 알기 때문에 더 자극이 됐다.
Q. 실제로 관심을 나타낸 NBA 구단이 있는지?
아직 결정된 게 아무 것도 없다. 노코멘트 하겠다.
Q. 미국에서 김연경과 친분을 쌓았는데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김연경 누나도 배구에서 탑 클래스의 선수가 아닌가. 미디어의 부담감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여쭤봤다. 스타가 되려면 그런 것도 안고 가야 되니 즐기면서 하라고 말해줬다. 이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현재 NBA에서 활약 중인 와타나베 유타(브루클린)의 활약이 동기부여가 됐을 것 같은데?
너무 자극이 된다. 정말 존경하는 선수다. 나와 같은 컨퍼런스의 대학을 4년 동안 다니고 NBA 드래프트에서 낙방했다. 그리고 G리그를 떠돌다가 정식 계약을 따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을 계속 했다. 와타나베의 플레이를 보면서 저렇게 덤벼들어야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마인드를 배웠고, 자극도 많이 받았다.
Q. 미국 도전은 어떤 의미인지?
개인적으로 실패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패를 해야 성공할 수 있다. 실패는 보완할 수 있는 기회다. 계속 실패해도 도전할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실패했다고 했지만 배운 점이 많았다. 경험을 통해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이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그런 말은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좋아서 하는 도전이다. 오히려 그런 분들이 더 나를 자극시켜준다. 오히려 내가 꿈을 향해 도전하는 게 부러워서 그런 말을 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참 안쓰럽다.
Q. 부상을 통해 더 단단해졌다고 느끼는지?
확실히 강해졌다. 강성우 박사님이 6개월 동안 매일 신경을 써주셔서 몸을 너무 잘 만들었다. 내가 발을 잘 쓸 줄 몰랐던 것 같기도 하더라. 발 부상을 당하면서 더 큰 부상을 막았다. 오히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의 각오는?
내가 좋아서 하는 도전이다. 실패해서 좌절해도 좀비처럼 다시 일어나겠다.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서 도전을 이어가도록 하겠다.
#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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