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재도전' 이현중 "실패 두렵지 않아…좀비처럼 일어날 것"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부상 회복을 위해 숨을 고른 이현중(23)이 미국프로농구(NBA) 도전을 위해 다시 달린다.
이현중은 13일 서울 서초구 호텔 페이토 강남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15일에 미국으로 출국한다. 도착하면 발을 수술해주셨던 리처드 퍼켈 선생님을 만나 확인을 받고 추후 일정을 시작할 것 같다"고 전했다.
미국 데이비드슨대 3학년이던 지난해 NBA 드래프트 도전을 선언했던 이현중은 6월 구단들과 워크아웃 도중 왼쪽 발등뼈와 인대를 다치는 악재를 맞았다. 농구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부상이었다.
그는 같은 달 NBA 드래프트에서 58인의 선발 명단에 들지 못했고, 이후 왼발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한국에 들어온 이현중은 6개월가량 재활에 매진했다.
이현중은 "워크아웃 도중 발이 꺾였고, 순간 무언가 잘못됐다는 것을 느낄 정도로 부상이 컸다. 너무 아파서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병원으로 갔던 기억이 난다"며 "참 고생했다고 과거의 나에게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상이 자신에게 '걸림돌'이 됐다고만 평가하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좌절도 했고, 심적으로 매우 힘들었다"는 이현중은 "시간이 지날수록 혼자 힘들어하면 '독'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이 기회를 통해 몸을 더 보살피고 강화할 수 있게 됐고, 어떻게 몸을 만들어야 하는지도 배울 수 있었다. 감사한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확실히 (부상 전보다) 더 강해진 것 같다. 전에는 내가 발을 제대로 쓸 줄 몰랐던 것 같다. 이번 부상 덕분에 더 큰 부상을 막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운이 좋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인터뷰에 앞서 이현중은 서초구 3Ps 퍼포먼스 랩에서 15분간 재활 운동을 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구슬땀을 흘리며 코어와 하체 운동을 한 그는 "아직 의사의 확인을 받지 못했고, 미국에서 선수들과 붙어본 건 아니지만 몸 상태는 100%라고 생각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미국으로 돌아가는 이현중은 NBA 하부리그인 G리그 계약을 추진, 계속해서 NBA에 도전할 계획이다.
신인 드래프트 지명이 불발된 데 대해 "실망을 안 했다면 거짓말이다. 좌절도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그는 "하지만 과거에 머물러 있으면 현재와 미래의 나에겐 도움이 안 된다. 어떻게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더 나은 선수가 될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패가 나쁜 것은 아니다"라며 "실패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보완할 점을 찾게 됐다. 계속해서 실패해도 계속 도전하고 싶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고 힘줘 말했다
.
워크아웃을 경험하면서는 자신감을 얻기도 했다.
그는 "드래프트 클래스에서 슛은 내가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경쟁력 있다'가 아니라 '당연히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피지컬과 기술적인 면에서도 보완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현중은 "내가 아직 피지컬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서 그런 부분에 신경을 썼다. 벌크업을 하고 동시에 스피드도 잃지 않으려고 훈련을 병행했다. 공격의 다양성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며 "데이비드슨대 3학년 때는 90∼91㎏였다가 지금은 98∼99㎏이 됐는데 몸이 무겁지 않고 스피드도 오히려 빨라진 것 같다"고 했다.
더 나아가 다쳤을 때 입고 있던 옷을 입고 훈련하면서 부상 트라우마도 이겨냈다.
이제 어느 팀에 가도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다 할 수 있다'는 이현중은 "수비와 리바운드, 볼 핸들러 역할을 다해보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또 "'슬램덩크'의 강백호처럼 리더 같은 모습을 보이고 싶고, 에너지를 불어 넣어 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다짐도 전했다.
한국 선수의 NBA 진출이 쉽지 않을 거란 의심의 눈초리도 있지만, 이현중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내가 좋아서 하는 도전이고, 그런 말들이 오히려 날 자극한다. 내가 꿈에 도전하는 것을 부러워하시는 것 같아 어떻게 보면 안쓰럽다"며 당차게 받아쳤다.
그러면서 "좀비처럼 도전하겠다"며 "실패해서 좌절할 때는 다시 좀비처럼 일어나 도전하고, 또 쓰러지면 또 좀비처럼 일어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bo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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