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암울한 경제 전망…정부 “경기둔화 우려 확대”

반기웅 기자 2023. 1. 1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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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문재원 기자

정부가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됐다며 전보다 경기를 어둡게 진단했다. 고물가 속 수출 부진과 맞물리면서 내수 회복 속도세가 완만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감소와 경제 심리 부진이 이어지는 등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됐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지난 6월 그린북에서 경기 둔화 우려를 언급한 뒤 8개월째 비슷한 진단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들어 시작된 경기 부진 흐름이 새해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에는 지난달 ‘경기 둔화 우려’에서 ‘둔화 우려 확대’로 표현해 진단이 한층 어두워졌다.

한국 경제의 주요 동력인 수출이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9.5% 줄어 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위축된데다 주요 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 이달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도 전년 동기 대비 0.9% 줄어든 138억6200만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9개월 연속 적자다.

향후 수출 전망도 어둡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 통화긴축 속도, 중국의 방역상황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주요국 성장둔화, 러-우크라 전쟁 향방 등에 따른 세계경제 하방위험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내수 회복세도 주춤한 모습이다. 11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6% 감소하고 소매판매는 1.8% 줄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SI)는 89.9로 100을 밑돌았다.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소비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물가 상승세는 한풀 꺾였지만 고물가 기조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0% 올랐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 5월(5.4%)부터 8개월째 5%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외식 및 외식제외 일부 품목 가격이 오르면서 개인서비스 물가가 큰폭으로 오르고 있다.

기업심리도 하락세다. 기업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전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실적치는 작년 12월 74로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2020년 10월(74)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기재부는 “수출·투자 등 경제활력 제고 및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3대 개혁 등 경제체질 개선 노력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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