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 소수의견 1→2명으로…숨가쁜 인상도 막바지

한은 7연속 금리 인상, 1년반 동안 무려 3%p 인상
가파른 인상 출구 보여…2월 인상-동결 확률 '반반'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13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0.25%포인트(p) 인상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결정은 금리 동결을 지지하는 소수의견이 종전보다 1명 더 늘어난 상태에서 내려졌다.

금통위원들이 본 적정 최종금리도 3.50%와 3.75%가 정확히 절반씩 갈렸다. 이 같은 최종금리 수준이 다음 달까지 유지된다면 금리 동결과 인상 확률은 사실상 '반반'인 셈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의 새해 첫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대해 동결을 원한 소수의견이 2명(주상영·신성환 위원) 있었다고 전했다.

직전 금통위에서는 주상영 위원만이 동결을 지지하는 소수의견을 냈다. 이번에 소수의견이 2명으로 늘어난 것은 짙어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등으로 해석된다.

기존에도 금리 동결 쪽으로 기울어 있었던 일부 위원들의 기류가 경기 부담이 커지면서 강해진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한은은 이날 금리 인상 결정과 동시에 올해 경제 성장률이 작년 11월 전망치 1.7%를 밑돌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 2개월간 지표를 볼 때 성장률은 낮아질 가능성이 커질 듯하다"며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반도체 경기 하락, 이태원 사태 등 여러 이유로 작년 4분기 경제지표가 나쁘게 나왔고 4분기 음(陰)의 성장률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고 예상했다.

또 한국 경제가 경기 침체의 경계선에 놓였다는 기존 진단을 유지하면서 "향후 데이터를 봐야 해 2월에 더 자세히 말하겠다"고 예고했다.

적정 최종금리는 금통위원들의 생각이 '3명 대 3명'으로 정확히 갈렸다고 전했다.

이날 이 총재의 설명을 종합하면, 금통위원들이 본 적정 최종금리 수준은 '당분간'(향후 3개월간)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자는 쪽과 '1~2개월 내' 3.75%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쪽이 각각 3명 대 3명으로 나뉘었다.

해당 정보만 보면, 2월 금통위에서 금리 동결과 인상 확률은 각각 절반인 셈이다.

한은 기준금리는 1년 반에 조금 못 미치는 17개월 기간에 3%p 급격히 상승했다.

2021년 8월만 해도 사상 최저였던 기준금리 0.5%가 2023년 1월에는 3.50%에 달하게 됐다.

기준금리 3.50%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10일(4.0%) 이후 14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역대 최초의 '빅 스텝'(한 번에 0.5%p 인상)이 두 차례 단행됐으며 사상 첫 7회 연속 금리 인상 행진이 끊기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역사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숨가빴던 금리 인상은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불과 두 달 만에 늘어난 소수의견과, 정확히 절반으로 나뉜 최종금리 전망이 그 근거다.

물론 당장 2월 금통위에서 금리 동결이 이뤄진다고 단언할 수 없다.

만일 금통위원들의 최종금리가 2월까지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 캐스팅 보트(결정적 표결)는 이 총재에게 달렸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 총재는 이날 간담회에서 "(금통위원의 생각이) 3 대 3일 경우 제가 어떻게 할지는 상황에 따라 결정해야 될 때 같다"며 "향후 금리에 관해서는 전망이라 불확실성이 있는데 제가 의견을 내서 한쪽 편을 드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 생각해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의사결정이 꼭 필요할 때를 판단해 가며 제 의견을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