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 이창용 "올해 경제성장률, 당초 1.7% 전망 하회 전망"
"금리인하, 논의하기에 시기상조…물가 목표수준 도달 확신 있어야"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과 관련해 작년 11월에 전망한 1.7% 수준을 하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진행된 올해 첫 통화정책 방향 회의 직후 간담회를 열고 "지난 2개월간 지표를 볼 때 성장률은 낮아질 가능성이 커질 듯 하다"며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반도체 경기 하락, 이태원 사태 등 여러 이유로 작년 4분기 경제지표가 나쁘게 나왔고 4분기 음(陰)의 성장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3.25%에서 3.50%로 0.25%포인트(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10일(4.0%) 이후 14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이 총재는 이와 관련해선 "올해 경제 성장률이 당초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물가 오름세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25bp 추가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번 기준금리 결정회의에서 최종금리를 3.50%로 본 분은 3명이었고, 나머지 3명은 상황에 따라 최종금리가 3.75%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이었다"고 했다.
또 "3.75% 가능성을 열어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물가 움직임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고, 미 금리 결정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 등의 불확실성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향후 금리인하 논의에 대해선 "물가가 중장기적으로 목표 수준에 도달할 것이란 확신이 있으면 그때에 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지난해 11월 금통위가 밝힌 최종금리 수준이 현시점에서 어떻게 변화됐나. 또 현재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하나. ▶지금 금통위에서 논의하는 건 현 상황에서 당분간 앞으로 3개월 정도 기간에서 볼 때, 기준금리 정점이 얼마가 될지 관한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세 분은 최종금리를 3.5%로 봤고, 그 수준에 도달한 이후엔 당분간 영향을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나머지 3분은 상황에 따라 최종금리가 3.75%도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이었다.
올해 경제 성장률에 대해선 11월에 1.7%로 봤는데,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의 지표로 볼 때 성장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커질 듯하다.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많이 번졌고, 그로 인해 이동이 많이 제약됐고 반도체 경기는 하락했다. 또 이태원 사태나 여러 이유로 지난해 4분기 경제지표는 조금 나쁘게 나왔다. 지난해 4분기엔 음의 성장이 나올 가능성도 커졌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재정 조기집행 효과를 기대하고 있고, 또 미국과 유럽 성장률이 최근 침체 국면으로 가고는 있지만 유럽 지역 날씨가 따듯하고 미국 노동시장이 견고한 점을 보면 기존보다 상향 조정되고 있다. 또 중국 코로나19도 1월이 지나고 나선 퍼지는 속도가 줄며 회복세에 들어갈 거란 기대도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1분기는 지난해 4분기보다 나아질 것이라 기대한다.
-발표 내용 등을 보면 이번을 끝으로 금리 인상을 마무리하고 동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하는데, 그렇게 볼 수 있나. 또 그간 금리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했는데 아직 같은 입장인가. 시장에서 나오는 연내 기준금리 인하 전망은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나. ▶우선 제가 지금 발표한 것에 대해 금리를 지금부터 동결한다고 해석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금통위 위원 세 분은 3.5% 수준에서 당분간 동결하고 영향을 본 후 올릴 수도 있다, (상황을) 보겠다는 거고, 나머지 3분은 지금 3.5% 수준도 1~2개월 사이 3.75%가 될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한 것이다.
금리인상과 관련해선 기본적으로 저희가 물가가 저희 예상 수준으로 확실히 수렴한다, 정책 목표상으로 중장기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있기 전에 이야기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경제학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미 금리차는 75bp(0.75%p)를 적정하게 보는 것 같다. 이번 인상에도 불구하고 한미 금리차는 100BP다. 어느 선이 한미 금리 역전폭으로 적정하다고 보나. 또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는 빠지고 있다. 3년물 금리가 7-8bp 정도 빠져 3.38%로 거래되고 있다. 기준금리와 국고 3년물 간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됐다. 이게 경기부진과 둔화를 반영하는 합리적 수준이라 보는지, 아니면 채권시장의 탐욕에 따른 과욕인지 평가해달라. ▶한미 금리차가 어느 정도가 바람직하냐는 것은 이론적으로 양국간 자본이동 움직임을 결정하는 게 고정환율 제도가 금리차에 따라서 움직이지만은 않는다. 우리가 보통 얘기할 때 과도하게 벌어지면 영향받으니 유의하자고 하는 것이지, 75bp면 안전하고 100bp이면 위험하고 150bp면 안 되고 이런 이론적 근거는 하나도 없다.
-(향후 기준금리 추이에 대한) 금통위 위원들의 생각이 3대 3 의견으로 나뉘었다고 했다. 총재님 생각은 어떠한가. 또 올해 금리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 했는데, 경제가 전망하고 있는 경로를 따라간다면 금리인하 필요성은 없다고 보나. ▶우선 의견이 3대 3일 경우 제가 어떻게 할지는 상황에 따라 결정해야 될 것 같다. 이번에 25bp 인상 결정 시 보다시피 4대2로 결정돼서 제가 개입할 필요가 없었다. 향후 금리에 관해선 전망이라 불확실성이 있는데, 제가 거기서 의견을 내서 어느 한 쪽 편을 드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올해 금리 인하 여부는 원칙적으로 말할 수 없다. 다만 올해 안까지 (경제가) 저희가 생각하는 물가 안정, 성장 경로에 따라 움직이면 저희가 생각하는 이자율 움직임이 (예상대로) 흘러가니까 두겠지만 그보다 물가가 오르면 올리는 쪽으로 조정해야 할 것이다. 또 보다 성장률이 빠르게 떨어진다고 하면 당연히 다시 경로를 봐야할 것이다. 원칙적으로 물가를 우선시하는 정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생각하는 물가 수준이 중장기적으로 2%로 간다는 근거가 없으면 금리 인하는 어렵다.
-중장기적으로 물가가 목표 수준에 도달한다고 했는데, 만약 그 기간이 지나서도 물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물가 목표를 조정할 의향이 있나. 또 지난 통화정책 방향 후 금통위 기자회견 당시 올 하반기 세계경제와 반도체 경기가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도 그렇게 전망하나. ▶우선 저희가 1, 2월엔 5%대 물가 상승률이 지속할 걸로 보고 있고, 연중으론 3.6% 보고 있다고 한 것은 연말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 가깝게 될거라 예상해서다. 1년 정도 평균을 내면 3.6%가 될 거라 예상한다. 이런 예상은 미국과 유럽에 비해선 빠르게 목표치에 수렴하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 만일 그런 경로보다 더디게 물가 상승률이 떨어지면 물가 목표 수준을 2%에서 3%로 올릴 것이란 말이 많은데, 가장 나쁜 방법인 것 같다. 골대로 잘 못 간다고 골대를 옮기자는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 골대를 옮기면 기대인플레이션이 변할 수 있다. 목표 변경은 물가 안정 이후 말할 수 있다. 저희가 생각하는 물가 경로보다 물가 목표치 수렴 정도가 안 빠르면 그땐 목표를 움직이는 게 아니라 금리 조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반기 반도체 가격 등 경기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저희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그렇게 예측한다. 기본적으로 올 상반기가 어렵고 하반기부터 나아질 것으로 기관들이 많이 예측한다. 그 근거로는 선진국 금리인상 사이클도 올 상반기 정도면 어느 정도 마무리되지않겠냐, 여러 가지 재고 사이클을 볼 때 재고가 상반기 소진되고 보충되지 않겠냐, 반도체 사이클은 전문가 연구를 보면 여름 또는 3번째 분기부터 올라가지 않겠냐, 중국 경제가 반등하면 반도체에 대한 중국 쪽의 수요가 늘어 회복되지 않겠냐 하는 기대가 많다. 반대로 보는 분들은 미중 갈등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여러 불확실성이 있지만 여러 기관 전망을 참조하고 저희가 가진 데이터로 볼 때, 하반기부터 회복 모멘트로 전환할 것을 희망하고 그렇게 가정해서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부동산 대출 등의 규제를 풀었다. 시장 안정이 목적이지만 정부가 빚을 내 집을 사라는 시그널을 준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한은은 금융시장 안정도 중요하지만 물가, 가계부채 관리도 해야한다. 최근 정부 부동산 규제 완화의 속도와 시점, 범위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우선 저는 정부가 발표한 내용은 과도한 규제나 세제를 통해 부동산 가격을 잡으려는 과정에서 생긴 부작용 해소를 위해 도입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규제가 풀려 가계부채나 부동산 대출이 늘어날 것에 대한 우려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몇 가지 면에서 부동산 경기가 굉장히 하락 국면인 상황에서 규제를 풀었다고 대규모 부동산 대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고 생각한다. 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남아 있어 급격하게 가계대출 늘어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기자님이 말한 것처럼 이러한 제도가 그대로 남아 있어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가게 되면 다시 또 부동산 대출이 늘어나지 않겠느냐, 그런 가능성은 지금은 아니더라도 회복 국면에 있을 수 있다. 저는 그것은 이런 규제로 해결하는 것 뿐만 아니라 매크로 프루덴셜(거시 재정) 정책을 잘 해서 부동산 대출이라든지 가계부채가 다시 급격히 증가하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는 지금 저희가 금리 인상으로 인해서 최근에 가계대출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한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기자님이 걱정하는 그 문제는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되고 다시 경기가 좋아지는 시점에 있어서 저희 당국끼리 다시 모여 거시건전성 정책을 예전과 달리 어떻게 효과적으로 만들 건가 심각하게 계획하고 집행해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
-4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씀을 했다. 이번 1분기도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까. ▶4분기에 왜 이렇게 갑자기 나빠진 요인 중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다면 중국 코로나 상황이 굉장히 번졌을 때 사망자도 굉장히 늘어나고 굉장히 많은 혼란이 있을 것을로 생각했는데, 최근 중국의 감염 환자 수는 굉장히 많은데 사망자 숫자는 그렇게 많지 않다. 또 현지 중국에 있는 분들과 통화를 해보면 모빌리티가 내부에서 많이 회복이 된 것 같다. 그래서 숫자는 확 늘었지만 1∼2개월 지나면서부터는 정상화될 가능성이 12월에 걱정했던 것보다는 좀 나아지는 것 같다. 그게 하나 좋은 뉴스다.
두 번째는 미국과 유럽에서, 이번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도 났지만, 노동시장이 굉장히 타이트함에도 불구하고 임금 상승률이 조금 떨어지고 CPI가 떨어졌다. 마찬가지로 유럽에서도 이번 겨울이 굉장히 따뜻해서 가스 가격이 생각보다 올라갈 줄 알았는데 많이 떨어지고 그 다음에 재고량이 소진이 안 돼서 사실 내년도 겨울도 전쟁이 어떻게 될지 몰라서 재고를 확보해야 하는데 선재고를 확보한 효과도 아직까지는 있고 그래서 굉장히 음의 성장으로 갈 거라고 다 예상을 했었는데 그것보다 조금 나아지는 것 아닌가 하는 견해들이 조금씩 나온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물론 올해 1분기에 저희 수출도 굉장히 약할 거고 성장률이 예전에 비해서는 낮을 것이다. 그런데 제 얘기는 그것이 음의 성장으로 갈 거냐, 그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면에서 두고 봐야 되는데 2월에 자세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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